단양군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설치한 도담삼봉 음악분수대가 담당 부서의 관리 소홀과 무책임한 운영 행태로 인해 관광객과 인근 상인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98년 5월 군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도담삼봉 유원지에 도비 3억 5000만원, 군비 3억 5000만원 등 총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음악 분수대는 관광객이 노래를 하면 센서가 작동해 이에 맞추어 물줄기가 춤을 추는 첨단 시설로서 관광객들의 각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운영 주체인 단양군은 비가 오는 날이면 아예 이를 핑계로 분수대를 작동하지 않고 담당 공무원조차 지각 출근과 잦은 외출로 관리 자체를 기피하고 있어 새로운 볼거리를 찾아 온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주민 김모 씨는 “현재 음악분수대는 두 명의 담당 공무원이 격일제로 번갈아 근무를 하고 있는데, 비만 오면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출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심지어는 하루 종일 근무지를 이탈해 관리 직원을 만날 수 없는 일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음악분수대를 보기 위해 도담삼봉을 찾았다가 비로 인해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수만 하루에도 천여 명에 달한다. 심지어 관광 대목이었던 지난 추석 때에도 분수대를 작동하지 않아 상인들의 피해가 막심했다”며 “비가 온다고 분수대 운영을 안 할 바에야 무엇 때문에 비싼 돈을 들여서 차광막을 설치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단양군은 지난 4월 관광객들이 우천시에도 편안히 음악 분수대에 접근해 이를 즐기게 할 목적으로 1억 2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스페이스 후레임 차광막을 설치했었다.
따라서 단양군이 비를 핑계로 분수대 운영을 기피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게 관광객과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단양군은 강우 시 발생할 수도 있는 감전 사고의 가능성과 스피커에 빗물이 스며들어 고장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우천 시 분수대를 작동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관광객이 강우와 관계 없이 분수대를 즐길 수 있게 할 목적으로 차광막을 설치해 놓고 이제 와서 감전이나 기기 고장 등의 가능성을 들어 작동을 제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인근의 한 상인은 “어차피 분수대의 전선은 수중을 통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 오는 날 감전의 위험이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또 빗물을 막기 위해 차광막을 설치하면서 정작 스피커 보호 시설을 하지 않았다면 이는 군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단양팔경 중 제1경인 도담삼봉은 요즘 단풍철을 맞아 평일이면 1000여 명, 주말과 휴일에는 2000∼3000명의 관광객이 밀려들어 성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관광 성수기를 맞아서도 비만 내리면 분수대가 작동하지 않아 인근 상인들의 불만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단양 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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