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유전개발 ‘화근’ …자금압박 못버텼다

지난 2006년 모교인 대성고에 장학금 30억원을 쾌척하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인물로 꼽히는 정봉규 회장이 운영하는 (주)지엔텍이 지난 8일 부도 처리돼 안타까움이 일고 있다.

정 회장은 대기환경전문기업인 (주)지엔텍과 에너지개발전문기업인 (주)지엔텍리소스, 자동용접봉을 생산하는 (주)지엔텍웰딩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인 지엔텍홀딩스 1대 주주다. 특히 8일 부도처리된 지엔텍은 정 회장의 성공신화의 근간이 됐고, 자회사 가운데 가장 탄탄한 업체로 지엔텍의 부도는 계열사의 연쇄부도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 더욱 충격적이다.

정 회장은 1976년 당시로써는 미개척분야인 대기환경산업에 뛰어들어 포스코 협력업체로 포항과 광양제철소 내 집진기 유지·관리를 독점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2002년에는 지엔텍을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하지만 2007년 에너지산업에 뛰어든 것이 화근이었다.

2007년 7월 지엔텍홀딩스의 지분 100%로 설립된 에너지개발전문업체 지엔텍리소스는 당시 자원개발테마의 중심에 있었던 카자흐스탄에 눈을 돌렸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탐사결과 신뢰도가 90%일 경우 3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기업들이 모여들었고, 곧 유전개발이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쳤고, 모든 사업환경이 바뀌었다. 투자를 약속했던 기업이 투자를 보류했고, 진행을 멈출 수 없었던 정 회장은 자금 마련을 위해 무리수를 두었다.

정 회장은 유전개발을 위해 지엔텍 주식을 담보로 CCP라는 펀드회사로부터 2600만달러를 빌렸지만 이를 갚지 못하고 자금난에 시달렸고, 결국 8일 만기도래한 어음 54억원 가운데 25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소식을 접한 박원규 대성고 교장은 “강한 사람이다. 큰 위기를 맞았지만 반드시 재기할 것으로 믿는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정우철 대성고 총동문회 부회장은 “동문들 사이에서도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견이 모아졌지만 적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보니 동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마음으로 응원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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