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구(태평양감정평가법인 중부지사장)

신행정수도 이전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속내가 마침내 표출되었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출범하게 된 동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공약의 실천을 위한 첫 단추가 어그러져 버린 것입니다.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제출한 신행정수도 특별법을 심의하고 행정부의 관련 업무를 감독하기 위해 4당원내총무가 설치하기로 합의한 신행정수도건설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입니다.

투표결과와 관련된 언론보도 내용을 보면 표결에 앞서 김광원 한나라당 의원은 “소관 상임위인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심의해야한다”고 반대토론을 펼쳤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수도권 및 영남권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졌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권으로의 행정수도이전 공약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검증을 받은 사안이고 그 후 탄생된 참여정부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고 서울·수도권의 비대화와 환경·교통 등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의 수도 서울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서 신행정수도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이다. 그 일환으로 신행정도수도건설특별법을 금번 정기 국회에 제출하고, 이의 통과를 위해 노무현대통령은 4당원내총무를 국회로 초청하여 특별법을 금번 정기 국회에 제출하고, 이의 통과를 위해 노무현대통령은 4당 원내총무를 국회로 초청하여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4당 총무가 합의한 신행정수도건설특위구성 결의안이 부결된 것입니다. 이는 신행정수도특별법의 금번 정기국회 회기내 통과가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당의 박병석, 홍재형 위원과 김학원(자민련)의원 등 충청지역 의원들은 본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각 당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책임져야한다”고 주장했고, 신경식, 유한열 의원 등 한나라당 충청권 의원 9명도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특위를 재구성할 때까지 일체의 당무에 참여치 않고, 끝내 재구성되지 않으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된 신행정수도특별법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각당의 속내가 보일거라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실망스런 결과에 어안이 벙벙하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이제 누가 외면하는지를 똑똑히 보았습니다. 경기도, 서울시 의회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행정수도 충청권이전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여 이전 반대를 압박하고 있고 충청권을 제외한 어느 지역도 적극적 우호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또한 한나라, 민주당은 그 흔한 당론 투표도 안하고 있습니다.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자는데 한나라당의 영남, 수도권 의원과 민주당의 수도권 의원이 반대하는 것은 지역 구민들의 뜻을 반영하기 위함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는 남이 잘되면 괜히 배가 아픈 나쁜 심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이제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행정수도가 오겠지, 대통령 공약이니 이행되겠지 하는 안이함을 이제는 벗어 던져야겠습니다. 우리가 행정수도를 충청지역에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제 투쟁적 대오를 갖추어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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