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지역 중학교가 내달부터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야간자율학습을 시행하기로 해 지역 학원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부터 고입선발고사가 도입되는 충북 전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학원가는 야간자율학습 참여에 대한 철저한 '자율권'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각 중학교는 야간자율학습 운영 효율성을 내세우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9일 이 지역 중등교장협의회에 따르면 제천지역 중학교는 고입선발고사 시행에 따라 내달 5일부터 3학년 학생들에 한해 밤 9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고교 입시에 중학교 내신 만 반영됐으나 올해부터 내신 300점, 고입선발고사 150점을 각각 반영키로 하면서 진학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중학교 야간자율학습은 고입 연합고사가 폐지된 뒤 자취를 감췄었다.

각 중학교는 야간자율학습 참여에 대해 최대한의 자율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지만 학원가는 수강생 이탈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A학원장은 "일부 학교에서는 다니는 학원을 모두 정리하고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라고 학생들에게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야간자율학습 참여와 학원 수강을 알아서 결정하라고 한다면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 측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학원장도 "공교육도 중요하지만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도 분명히 있다"며 "학교가 학생들을 학교에 잡아두려고만 하면 그것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부모 C씨는 "1과목에 15만원을 주고 학원을 보냈는데,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우선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겠지만 부모로서는 야간자율학습을 권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D교장은 "학생들의 의사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해 스스로 야간자율학습 참여 여부를 선택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학생들에게 학원수강 중단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간자율학습 시행에 따라 저녁 학교급식이 불가피하고 이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식수인원을 채워야 한다. 또 지도교사와 교실 배정 문제 등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강제'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천교육청 관계자는 "중등 교장들이 3학년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해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면서 "희망자들만 참여하는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철저히 지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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