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농촌 생활의 희망, 정보화와 전자상거래에서 찾고 있습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도시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김창용씨(25·경북 영천시 청통면). 이제는 아버지 김상수씨(57)와 함께 4,000여평의 복숭아·자두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농촌에서 나고 생활했지만 농업인이 되겠다는 결심은 작년에야 했다”면서 “전자상거래로 성공한 농업인들의 사례를 보고 농촌에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김씨는 11월 ‘가고파시골(cafe.daum.net/nongbu24)’을 개설했다. 그는 “부모님이 함께 농사를 짓고 있기는 하지만 농사기술뿐만 아니라 농촌 생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면서 “농촌 현실을 솔직하게 카페에 올리다보니 농사 정보를 교환할 농업인들뿐만 아니라 도시 소비자들도 많이 가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렇게 개설한 카페가 이제는 3,300여명의 도시민과 농업인들이 모여 활동하는 대규모 카페로 성장한 것. 이제는 6명의 운영자들이 각각의 코너를 맡아 관리해야 할 정도로 커졌다. 카페 게시판에서는 병해충이나 과일 재배법 등 영농기술과 농기계, 각종 농업 정보를 나누는 코너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 회원들은 과일/과채류·곡물/야채류·특용작물 등으로 나눠져 있는 농산물 코너를 통해 농산물에 대한 상식이나 고르는 요령, 구입방법 등을 알 수 있다.

‘가고파시골’에서는 온라인에서 나눈 친목을 다지는 기회로 ‘소비자품평회’라는 이름의 오프라인 정기모임을 가지고 있다. 3개월에 한번씩 열리는 정기모임에서는 카페 회원인 농업인의 농장으로 도시 회원들을 초청, 농촌 체험도 제공하고 카페 농업인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평가하는 기회도 갖는다.

‘소비자품평회’는 10월25~26일 전남 순천시 월등면의 장생골농장에서 열리는 것이 세번째. 지난 5월 전남 순천과 7월 강원도 영월에서 모임을 열었던 김씨는 “도시 회원들이 농촌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기뻐한다”면서 “농업인들에게도 자신의 생산물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용씨는 “카페에 직거래코너가 있어 회원들간의 온라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친목 동호회에서는 냉정하게 가격을 매겨 거래하기가 힘들다”면서 “내년에는 복숭아·자두 등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해 본격적인 전자상거래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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