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개방에 승용차 입장 허용 추진

<한겨레신문>청남대가 골프장을 개방하고 승용차 입장을 추진하는 등 변화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청남대는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했던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983년 12월 영춘재라는 이름의 대통령 휴양지로 개장했다. 그 뒤에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을 지닌 청남대로 이름을 바꿨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은 해마다 4~5차례씩 20년 동안 88차례 476일 동안 청남대를 사용했다. 2003년 4월18일 청남대를 개방한 노무현 대통령은 개방 전날 하룻밤만 묵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저는 이 별장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립니다. 사사로운 노무현을 버리기 위해서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청남대는 2003년 개방 첫해 117일 동안 53만843명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4793명으로 충북지역 최고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 100만6652명으로 100만명 관람 시대를 열었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5년 73만7930명, 2006년 61만620명, 2007년 58만12명, 2008년 55만2495명, 지난해 50만380명으로 곤두박질해 개방 5년 만에 관광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되자 청남대 쪽은 시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긴급 처방에 나섰다. 우선 역대 대통령들이 즐기던 5만4545㎡·9홀 규모의 골프장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청남대 휴관일인 월요일에 파3, 파4, 퍼팅 전용홀에서 40여명에게 골프 체험 기회를 주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버스로만 입장하던 것을 바꿔 승용차 입장도 검토하고 있다. 하루 100~300대 정도 예약을 받아 입장을 허용하는 것이다. 지난달 15일 승용차 입장 시범 운영 때는 4212명이 몰려, 하루 평균 300명 안팎이던 최근 관람객 규모의 14배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역사문화관을 늘려 대통령들의 국정 운영 기록물·선물·휘호 등을 전시하고, 들꽃축제(4월), 전국치어리더대회(7월), 국화축제(10~11월) 등 달마다 특색 있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김서준 청남대 총무팀장은 “대통령 휴양지라는 차별화된 매력과 상징성이 조금씩 퇴색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떠올릴 수 있는 물품과 사료 등을 제대로 갖춰 옛 명성을 회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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