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공원, 친일 흔적 씻고 새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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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공원, 친일 흔적 씻고 새 단장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0.03.0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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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민간 거버넌스 방식으로 우암산 3·1공원 재정비 마쳐
정춘수 동상 대신 횃불 조형물 설치, 부조벽화·야간조명 눈길

1919년 3·1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민족대표 33인 중 충북 출신 여섯분을 기리는 청주시 우암동 3·1공원이 새롭게 단장됐다.

민간으로 구성된 '3·1공원정비추진위원회'는 '3·1공원 중수기(重修記)'를 통해 "정의로운 자는 그 아름다운 이름이 후세에 전하고 불의에 영혼을 팔아 버린 자는 지탄을 면치 못한다. 우암의 산 그림자 서편에 기울고 무심의 맑은 물 비단처럼 비치는 여기 정의가 살아있는 삼일공원이 있다.~"고 선언했다.


3·1만세운동 당시 민족대표로 나섰으나 친일로 변절한 정춘수를 제외하고 손병희, 권동진, 권병덕, 신석구, 신홍식 선생 등 다섯분의 동상을 새롭게 모시게 된 경위를 밝힌 것이다.

충북도는 당초 1980년 8월15일 일제에 항거한 독립정신을 되새기는 역사의 현장을 조성하기 위해 청주시 우암산 기슭에 5770㎡ 규모의 3·1공원을 건립했다. 당시 정종택 지사(현 충청대 총장)가 도비 1억원을 들여 민족대표 6명의 동상과 독립선언서비를 세웠다. 이후 30년만에 청주시가 바톤을 받아 재정비 사업을 마친 셈이다.

3·1공원 재정비의 필요성은 지난 96년부터 제기됐었다. 진작부터 친일행적이 드러난 정춘수 목사의 동상을 처리 문제를 놓고 지역 시민단체와 청주시가 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시민단체는 철거를 요청했지만 청주시는 단안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96년 2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 의해 강제로 끌어내려졌다. 결국 철거된 정 목사의 동상은 시청 창고로 옮겨졌고 3·1공원에는 좌대만 덩그러니 남아 방치돼 왔던 것.

1980년 조성후 30년만에 재정비 공사

3·1공원 재정비 사업은 지난 2007년 광복회 충북지부가 청주시에 건의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흉물로 방치돼 있던 정춘수 동상 좌대를 없애고 비석을 건립하자는 제안이었다. 남상우 시장은 광복회의 제안에 대해 시민단체와 공론으로 확정되면 사업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따라 광복회 충북지부와 강태재 대표(충북참여연대) 도종환 사무총장(한국작가회의) 허원 교수(서원대학교) 등이 참여하는 '정춘수 비석건립추진소위원회'가 구성됐다. 이들은 시민공청회를 통해 단순한 정춘수 동상 처리 건을 넘어선 3·1공원 재정비 사업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한 기존 소위원회를 3·1공원재정비추진위원회로 확대개편한 뒤 오상근 광복회 충북지부장과 강태재 대표가 공동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아이러니' 하게도 시민의 손에 끌어내려진 정춘수 동상 처리문제가 3·1공원 재정비 사업의 출발점이 된 셈이다.

3·1공원추진위는 정춘수 좌대를 철거하고 일부 조형물을 설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정춘수 문중대표가 3·1공원 민족대표 5인과 다른 형상으로 건립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남상우 시장은 '충북 출신 민족대표가 6명으로 알려졌는데 5명만 모시면 혼동이 생긴다'며 공과비 건립을 주장했다.

하지만 3·1공원추진위는 오랜 논란끝에 정춘수 비석 건립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횃불 조형물로 대체하기로 했다. 국가보훈처는 현충시설에 대한 교부세 1억원을 지원했고 청주시는 총사업비 6억3000만원을 확보하고 지난해 4월 설계공모를 통해 (주)다산애드컴을 공사업체로 선정했다.

30년간 우암산 중턱을 자리잡았던 민족대표 5명의 동상은 황금빛으로 재도색하고 내부구조를 보다 견고하게 정비했다. 또한 정춘수 동상의 좌대 대신 화강석 손모양에 횃불 조형물을 설치해 민족대표 동상과 조화를 이끌어냈다. 또한 동판에 새긴 충북지역 3·1운동사와 중수기를 횃불 조형물에 설치했다. 3·1운동사는 허원 교수가, 중수기는 김승환 교수(충북대)가 집필을 맡아 완성했다.

역사교육의 장, 문화공간 재탄생해

동상 뒤편 중앙에는 가로 8.8m 세로 5.5m 규모의 대형 태극기 부조벽화를 설치하고 충북지역 만세운동 및 일제의 폭거장면 등을 담은 부조벽화(가로 8.2m 세로 4.9m) 4기를 설치했다.

연작 형식으로 완성한 부조벽화에는 '충북만세 운동의 본격적 시위', '시위에 대한 일제의 폭거 장면', '최대의 만세운동인 미원장터', ' 청주 부근 산위의 대규모 군중 봉화 만세운동' 등을 생동감있게 나타냈다. 또한 만세운동의 정신이 담긴 3·1독립선언서를 동판에 새겨 좌대위에 설치했다. 민족대표의 다섯분의 동상에 적힌 명패는 서예가 김성장 교사가, 중수기는 서예가 이희영씨가 힘찬 한글서체로 작성했다.

강태재 공동위원장은 "3·1공원이 제 모습을 갖추게 돼 역사교육의 장이자 시민 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게 됐다. 앞으로 3·1공원에 대한 안내책자도 만들고 문화해설사가 배치돼 어린이, 청소년 관람객들에게 올바른 3·1운동사를 알려주길 바란다. 이제 3·1공원이라는 하드웨어가 완성됐으나 충북도가 지역의 3·1운동사를 완결판으로 집대성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청주시의 공원 재정비 사업처럼 민간 거버넌스로 추진한다면 뜻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를 맡은 이종태 다산애드컴 대표는 "청주시와 추진위원회가 잘 만들어 보려는 의욕이 넘쳐 시공사로써 주문을 감당하기 힘은 들었지만 큰 보람을 느낀다. 그동안 3·1공원이 야간에는 음산한 분위기 때문에 찾는 이가 없었는데 이번에 조명시설을 갖추면서 주야간 가족단위의 쉼터로 탈바꿈했다. 우암산 순환도로와 접해있는 전망대, 수암골을 연결하는 청주의 명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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