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높은 男후보 탈락 불가피 변수 작용

정당이 지방의원 공천시 여성 후보를 의무적으로 한명 이상 공천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여성들의 지방의회 진출이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여성들의 무관심으로 '여성후보 의무공천제'가 성과를 거둘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정당들이 여성후보를 지방의회 비례대표 1번으로 놓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고도 의회 진입이 가능해 보다 편한 길을 선택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여성후보 공천의무제는 국회의원 선거구 중 '시' 단위지역에 광역·기초의원 정수의 2분의 1 이상 후보를 공천하는 정당을 대상으로 여성후보를 할당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공천 구도에 상당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에서도 모두 8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청주 3곳과 충주, 제천 등 모두 5곳에서 이 제도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도·시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여성의원은 충북도의회 정윤숙 의원과 충주시의회 김경숙 의원 외에는 없었던 데다 이번 지선에서도 현재 이렇다할 여성입지자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충북지역 당협위원회(한나라당)와 지역위원회(민주당)는 비례대표를 희망하는 일부 입지자를 대상으로 지역구 출마를 종용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출마를 기피하고 있어 마땅한 후보를 낙점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의 경우 지역구 출마를 노리는 예비후보자는 충북도의회 3선에 도전하는 정윤숙 의원(청주 9선거구)과 비례대표였던 최광옥 의원(청주 4선거구), 남기예 도새마을회부녀회장(청주 5선거구) 등 이다. 또 청주시의회에서는 서명희 의원(비례대표)와 이행님 의원(비례대표)이 지역구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을 뿐이다.

이에 반해 도의회 비례대표에는 김양희 현 도당여성위원장과 이진영 전 도당여성부위원장이 경쟁을 하고 있고 청주시의회 비례는 이정자, 남연심, 조미현씨등 여성위원회 지회장 등과 안계화 전 여협회장 등이 몰리고 있고, 충주시의회에는 천명숙, 김기자씨등 여성위 부위원장 등 무려 9명이나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비례대표 선호현상이 뚜렷하다.

민주당은 최미애 도의원(비례대표)이 청주 9선거구에서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고, 안혜자 청주시의원(비례대표), 허영옥(충주), 양승경(제천), 최경자씨(제천)가 각각 지역구 시의원으로 출마를 검토중에 있다.

그러나 비례대표에는 지명도가 높은 민경자, 정지숙씨가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시단위지역에서는 전현직 여성위원장들이 비례대표에 대거 가세할 움직임이다. 이 중 청주의 신태도, 육미선씨와 제천의 오선균씨등의 이름이 우선 나오고 있다.

이렇다보니 청주 흥덕 을을 제외하고 다른 시 단위 지역 당협위원장들은 지역구 여성후보 공천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청주권 한 당원협의회의 관계자는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여성후보를 의무공천할 경우 자칫 당 충성도나 인지도가 높은 남성후보들의 공천탈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량급 여성들이 비례대표만 생각하고 있어 조정하기가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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