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화장하는 남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거 출마자 중 일부는 TV 화면에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기 위해 얼굴은 하얗게 분칠을 하고 입술은 빨갛게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출마자 중 나이가 든 후보일수록 화장이 짙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4년 전 5.31지방선거 출마자 중 한 명이 얼굴을 너무 하얗게 칠하고 다녀 제가 그 후보의 측근에게 화장을 조금 더 옅게 할 것을 충고한 적이 있습니다.

그 출마자는 당내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짙은 화장에 대한 거부감은 기자 중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나이 든 노인들이 화장까지 해야 할 정도로 선거 국면에서 TV카메라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5.31 지방선거에서 청원군수 출마자 중 한 명은 TV카메라가 한 대도 오지 않았다고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그 출마자 역시 당내 경선에서 일찌감치 낙마했지만 선거에서 TV카메라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유력 정치인이 충북에 지원 유세를 오면 도내 출마자들이 그 정치인의 옆 자리에 서기 위한 경쟁도 치열합니다. TV를 통해 그 유력 정치인과 얼마나 가까운지 보여주기 위한 경쟁이지만 어떤 상황에선 몸싸움도 불사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선거의 계절입니다. 기자들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화장하는 남자를 볼 것이고 유치한 몸싸움도 보게 될 것입니다. 기자들은 화장한 얼굴 속에 숨어있는 그 후보의 자질을 유권자에게 알려야 하고 TV만을 의식한 유력 정치인들의 옆 자리 몸싸움 속에서 누가 진정 충북을 위한 후보인지 옥석을 가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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