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타고 병원생활 하는 ‘나일론’환자 늘어
일부 보험가입자·병원 부도덕성 갈수록 ‘심각’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교통사고 입원환자중 상당수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입원한 ‘가짜환자’로 추정되고 있지만 이에대한 실질적인 제재가 없어 정상적인 보험료 납부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체 환자 중 교통사고 환자가 절반이 넘는 청주시내 정형외과 등에서는 경미한 사고에도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상당수 라는 것.

청주시내 일부 병원에서는 교통환자의 진단을 늘려 끊어주고 있어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환자가 많아 대부분 교통사고 환자로 채워지는 병원이 있는가하면 차의 훼손정도가 진단의 지표가 되기도 하는 등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

실제로 얼마전 교통사고를 당해 청주 흥덕구에 있는 한 개인 정형외과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이모씨(31·청주 우암동)는 “교통사고가 난 후 주위에서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지만 그 정도인줄은 몰랐다”며 “소개로간 병원에서 병원 사무장은‘진단이 많이 나오려면 외상보다는 목과 허리부분이 아프다고 해야한다’고 지도를 해 주는가하면 의사도 중상이 아님을 확인하고는 차의 훼손정도를 먼저 물어봤다”고 말했다.

6명이 입원해 있는 병실에는 한명의 환자만이 TV를 보고 있었고, 나머지 침대는 텅 비어있었다. 한 환자의 침대에는 환자복이 널부러져 있었고, 다른 침대에도 걸려있는 외출복만이 사람이 침대를 쓰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대학생이거나 자영업자 등 비교적 개인시간이 많은 환자가 대부분이었고, 노동일을 하거나 특별히 하는일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장기 입원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진료시간이나 식사시간에도 환자 얼굴을 보지 못하는 때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인해 1달간 입원치료를 받았다는 박모씨(30·청주 사직동)의 경우도 이와 비슷했다.
교통사고 환자가 많이 간다는 얘기를 듣고 청주 흥덕구의 한 개인병원을 찾았던 박씨는 3주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다.

그는 “낮에는 병원에 있는 환자들도 저녁때만 되면 집에가서 잔다. 저녁 7시쯤 되면 병실안은 아무도 없이 텅 비어있고, 의사 진료도 며칠씩 받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병원에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며 “환자 부재시 보험회사 직원의 방문을 대비해 대부분의 환자가 외출시 환자복을 차에 갖고 다니고 있으며 병원측에서도 곧바로 환자에게 연락을 해 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운전자보험, 상해보험 가입자 많아
이들 나일론 환자들은 운전자보험이나 상해보험에 가입되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고, 한도액(보통 10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채우기위해 입원일이 지나도 추가 진단을 끊어 몇 달씩 병원에 머물러있는 경우까지 있었다.

보험회사 관계자는 “경상일 경우 진단을 늘려 끊기위해 소문을 듣고 교통사고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병원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많아 택시기사가 선호하는 병원이 따로 있을 정도”라며 “보험가입자나 피해자들은 보험사에서 나오는 돈을 노려 입원일만 늘리고 있고, 병원은 보험회사에서 나오는 치료비를 ‘눈먼 돈’으로 여겨 경상 환자에게도 무조건 입원을 유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보험회사의 항의를 피하기 위해 의사들이 차훼손정도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느는 상황에서 이같은 가짜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속강화에 환자관리 ‘비상’
얼마전 청주 상당구 ㅇ정형외과가 서류조작으로 퇴원환자를 입원한것처럼 속이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기다 경찰에 적발돼 사무장이 구속되고 의사가 불구속 입건되는 일이 발생하자 병원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
특히 최근 손해보험협회의 현장 점검도 강화돼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내 모 개인정형외과 관계자는“ㅇ병원이 경찰에 조사를 받으면서 2∼3군데의 병원에대해 내사를 벌인다는 소문이 돌아 업계에 비상이 걸렸었다. 최근들어 안좋은 일이 생기는 마당에 손해보험협회의 현장점검이 강화돼 일주일에 한번씩은 병원을 들르고 있어 환자 관리에 부쩍 신경이 쓰인다”며 “대부분의 개인병원에서 경영상의 이유로 나일론 환자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금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때만 외출을 허락하고 있으며, 문제가 있는 환자는 조기 퇴원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험한도액을 다 채우기 위해 단기간 입원하는 환자를 중심으로 CT나 MRI사진을 찍는 경우가 있어 보험회사와 환자사이에 가끔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며 “이들은 대부분의 개인병원에는 장비가 없어 종합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고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사 ‘횡포’에 환자는 ‘짜증’

손해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시 가격을 깎거나 늑장지급하는 일이 빈번해 비난을 사고 있다.
보험금은 청구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지급토록 돼 있지만 2∼3주 걸리는 경우가 보통이라는 것.

이번에 보험금을 탔다는 이모씨는 “실제 입원일이 3주이지만 지급할때는 17일로 돼 있었고, 병원비도 후려쳐 70%정도만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병원비만 보고 사인을 해 준후 이를 나중에야 알았다. 운전자보험에서는 종합보험 진료를 토대로 보험료가 지급돼 몇십만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은 손해사정인을 통해 보험금을 산출한 뒤 이를 근거로 보험금을 지급토록 돼 있지만 보험금 지급시 환자에게 자세한 설명 없이 도장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약관상 지급해야하는 보험금을 숨기며 덜 주고 있는 대부분의 보험사에서는 손해사정인의 개입을 꺼리고 있고 중상 등 일부의 경우에만 할수없이 손해사정 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얘기다.

병원측 관계자는 “손해사정인 직원들이 병원을 돌며 중상환자들에게 보험료를 더 받아준다며 접근하고 있어 병원측이나 보상과 직원들과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며 “손해사정인은 약관을 잘 모르는 환자들을 대신해 보험금을 산출해 그가운데서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로비로 인해 보험사와 결탁하는 경우도 일부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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