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도내 학교에서 주로 발생하는 사건 기사는 학생들의 자살 기사와 폭행 기사, 그리고 교사의 체벌 등입니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학교는 일단 사실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보다는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나 자녀가 있는 시청자와 독자들에게는 다른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도 남의 일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학부모들의 입을 통해서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에 관한 소문이 확산되고 이 과정에서 사실보다 과장되고 왜곡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제가 아는 교육계 인사는 “교육과 관련된 기사는 아주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며 “교육에 대한 기사는 일반적인 사건처럼 다루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저는 그 교육계 인사의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학교에서 ‘쉬쉬’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사건 기사처럼 나갈 수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 사실을 은폐하면 할수록 기사가 과장되고 왜곡되지만 만약 사건의 진상이 모두 공개된다면 사건의 파장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는 학교의 교장 또는 교감이 학부모들의 회의를 소집하거나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학교에서 발생한 사실을 공개하고 학부모와 기자에게 협조를 구한다면 다른 학생들에게 미치는 악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4년 전 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흉기를 사용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습니다. 그 사건은 곧바로 기사화되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의 입을 통해 소문이 퍼지면서 뒤늦게 신문과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결국 알려질 수 밖에 없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듯이 일반적인 사건 기사처럼 선정적인 기사가 된 것입니다. 교육의 문제는 자녀를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라는 점을 감안해 교육계 관련 인사들의 인식 전환을 요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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