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공동대표로 참여하고있는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참여연대)는 지난 주 청주연초제조창 강당에서 ‘2003 후원의 밤‘을 가졌습니다. 참여연대 회원, 각 시민사회단체 지도자, 각계 지도층 인사 및 일반시민 등 500여명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룬 이날 모임은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2004년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시민운동의 역량을 결집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됐습니다.

  지난 1989년 지역의 뜻 있는 분들에 의해 창립돼 올해로 열 네 해를 맞은 참여연대는 그 동안 소외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과 평범한 시민들이 주인으로 존중받는 사회, 정의롭고 부정 부패 없는 깨끗한 사회,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라는 기치아래 전 회원이 일심동체가 되어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창립 당시 수 십명에 불과 하던 회원은 1천명을 눈앞에 두고 있을 만큼 괄목 성장하여 명실공히 충북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시민단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학생, 샐러리 맨, 주부, 기업인, 문화예술인, 변호사, 의사, 교수 등 각계를 망라한 회원들은 혼연 일체가 되어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데 함께 노력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그 동안 시대정신의 구현에 힘을 쏟으면서 지역사회는 물론, 국내외적인 문제에 침묵하지 않고 그때그때 문제점을 제기하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행동해왔습니다.

  또한 시민운동을 주도하고있는 청주경실련, 충북환경련, 청주환경련, 충북민예총, 충북여민회, 청주여성의전화, 청주YMCA, 청주YWCA 등 형제단체들과 연대하여 사회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캠페인, 부패정치인 부패공직자를 규탄하고, 잘못 된 행정을 비판하고, 경마장 경륜장 등 도박성시설의 유치를 막고,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를 위한 건널목 신설운동, 불우시설 봉사활동, 극빈가정 돕기, 농촌일손 돕기, 수재민 돕기, 환경 지키기…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활동을 올해도 벌여왔습니다.

  시민단체가 일반 사회단체와 다른 점은 이익단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회와 시민을 위한 이름 그대로 공익운동이라는 것입니다. 시민운동가들의 자부심은 바로 그와 같이 조건 없는 순수한 봉사활동을 한다는데 있습니다.
특기할 것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의 경우 어느 공공기관으로부터도 일체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모든 운영비는 전액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합니다. 물론 부족한 예산 때문에 상근 활동가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숨길수가 없습니다.

  시민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사회 공동선(共同善)’의 실현입니다. 그가 누구이든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사회적 권리를 향유하면서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 그것이 시민단체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불의와 부정이 없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세상, 그것이 바로 시민운동이 가고자하는 사회인 것입니다.

  하지만 시민운동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해야 할 일 역시 끝이 없습니다. 국민들의 선진문화의식이 아직도 요원하고 우리 사회에 똬리를 틀고있는 구조적 모순이 너무나도 뿌리깊고 질기기에 말입니다. 시민운동에 대한 일반시민의 무관심과 일부 지도층의 몰이해 또한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시민운동이 성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전적으로 시민의 의식변화에 달려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시민들이 조금씩이나마 의식의 눈을 뜨고있다는 사실입니다. 의식의 변화가 곧 희망입니다. 모든 시민이 시민운동을 이해하고 참여하여 손잡고 함께 갈 때 비로소 시민운동은 꽃이 핍니다.

  시민운동이야말로 사회변혁의 원동력입니다. 모두 함께 손잡고 ‘더불어 사는 사회’, 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 본사고문 kyh@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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