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장학회, 종로학원과 결연 우수학생 수강 지원 ‘눈총’
‘사교육 위주 투자 문제 … 공교육 내실이 우선’ 쓴소리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음성군의 야심찬 교육강군 육성 지원책이 공교육 보다는 사교육 위주로 투자되고 있다. 정부정책인 ‘사교육 없는 학교’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공교육 내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단법인 음성장학회(이사장 군수)에서 추진하고 있는 ‘음성 교육강군 5개년 계획’에 따라 명문대 입학생 지원, 우수 중학생 관내 고등학교 유치, 우수 고교생 명문학원 온·오프라인 교육지원 등이 실시되고 있다.


▲ 음성군청에서 열린 음성장학회 이사회 모습. 사진 아래는 서울 종로학원에서 학교를 찾아가 열고 있는 입시설명회.
장학회는 작년 2월에 종로학원과 교육지원 및 자매결연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이미 온오프라인 교육지원, 방학중 탐구 특강 교육지원, 서울대 합격자 논·구술특강 지원 등을 실시해 오고 있는 것이다.
장학회의 2009년도 장학사업 기금사용 내역은 장학금 지급 8600만원, 명문고 특별장학생 선발 5천 600만원, EBS 교재지원 1억 7000만원, 종로학원 교육지원 2억 6000만원 등 이다.

작년3월부터는 관내 두 개 인문계 고등학교인 음성고등학교와 매괴고등학교의 우수학생 150명이 종로학원 동영상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또한 주말에는 학교를 방문하여 국어, 영어, 수학 현장강의도 진행 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무극중학교 교실을 이용해 중학교 상위 5% 이내 학생 중 관내고교 진학예정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우수중학생 방학 중 선행학습’ 강좌를 갖고 있다.

장학회의 첫 명문대 입학생 인센티브 지원올 받게 된 것은 사립인 매괴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간호학과에 S양을 수시 합격시킨 매괴고등학교는 음성장학회로부터 상당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당사자인 합격생은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 받게 되고, 학교는 5000만원, 3학년 담임 교사는 해외연수비 등 명목으로 800만원을 지원 받게 된다.

장학회의 이런 정책에 대해, 우수 중학생 선행학습 강좌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한 중학교 학부형은 “우수 학생 지원을 통한 인재 양성 목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면서도 “서울의 유명학원 강사를 초빙해 공립학교 교실에서 특별한 학생 몇 명을 위한 강의를 할 수 있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방과 후 강의는 사설 학원 강사도 무방하게 되어 있다”고 말하고 “이번 결정은 음성장학회에서 결정하여 주관하는 것”이라며 교육청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관내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사로서 자괴감과 함께 정체성 혼란마저 느끼게 된다”며 “ 공교육 현장이 사교육 강사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이 교사는 ”정책의 뜻은 이해가 가지만 사교육을 통한 해결 방안은 교사들의 남은 열정을 빼앗는 것이며 위화감을 조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우리들 중에도 유능하고 열정적인 교사가 많다. 좀 더 내실 있는 정책과 함께 교사들을 위한 인센티브를 개발한다면 공교육 속에서 얼마든지 명문학교로 발돋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장학회 관계자는 “서울대학교 입학생을 몇 명 배출했는지가 명문고등학교의 잣대라는 것이 현실 아니냐”며 “음성군 교육발전협의회와 실무위원회에서의 토의와 학부모 설명회 등을 통해 결정된 정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감이나 교무부장이 참여 가능한 실무위원회는 1회에 밖에 열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전문성도 결여되고 철저한 고민 없이 교육강군 지원 정책이 세워졌다는 반증은 아닐까.

서울대학교 제일주의 세태를 국가 교육정책으로 바꾸어 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충북 교육의 갈 길은 청주의 C고등학교와 S고등학교를 비교해 보라는 것이 현실주의자들의 지적이다. 즉 공립과 사립의 차이라는 것. 음성지역의 E고등학교와 M고등학교의 차이도 공립과 사립이라는 점이다.

음성군의 교육강군 계획도 학교의 전문 교사들과 수차례의 면밀한 검토를 통해 세밀한 지원정책으로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야 공교육 특히 공립학교도 살려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S양은 종로학원 온·오프라인 강의를 수강하지 않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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