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중 의원발의로 제·개정된 조례는 26% 불과
유급제 전환 따라 왕성한 활동 기대했던 도민들 '실망'

<유급제 지방의원 활동 분석해 보니…>전국 동시에 치러지는 6.2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충북의 사실상 행정수도 역할을 하는 청주시의 주민대의기구인 청주시의회 의원들 대부분이 재출마 할 것으로 전망 되는 가운데 지난 한 해 동안 일 잘한 의원과 일 하지 않은 의원은 누가 있었는지 되돌아  보았다. 제 8대 청주시의회는 초선의원 15명, 재선 10명, 3선 1명 등 모두 26명이다. 또 민선4기 지방의회 3년(2006.7.1∼2009.10.31)을 점검해 본다. /들어가는 말.

▲ 일 잘하는 의원으로 뽑힌 청주시의회 박상인, 박용현, 박종룡 의원(사진 왼쪽부터).
지방의원 유급제가 시행된 민선4기 충북 13개 지방의회에서 처리된 조례의 의원발의 비율이 평균 26%에 그치는 등 낙제점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충북 13개 지방의회에 따르면 민선4기인 지난 2006년 7월부터 2009년 말까지 지방의회가 제·개정한 조례는 모두 2864건으로 이 가운데 의원 발의로 처리된 조례는 고작 26%인 744건으로 나머지(74%)는 집행부 발의로 처리됐다.

이 같은 비율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수당을 받았던 민선 3기 지방의회 2238건의 조례 중
9.2%인 206건이 의원발의로 처리된 것 보다 16.8%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유급제에 따라 왕성환 활동을 기대했던 도민들의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다. 또 민선 4기 때 의원 1인당 조례 발의 건수는 평균 4.6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 기간 단 한 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조례 발의 건수는 영동군의회가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주시의회와 청원군의회가 각 5.3건으로 같았다. 괴산군의회는 5.2건, 옥천군의회 5.1건, 제천시의회 4.7건, 단양군의회 4.3건, 충북도의회 4.1건, 증평군의회 3.9건, 진천군의회 3.6건, 음성군의회 3.5건, 충주시의회 3.3건, 보은군의회 2.4건이다. 이 가운데 제천시의회 양승경 의원, 단양군의회 장영갑 의원, 영동군의회 이양근 의원 등이 가장 많은 10건 이상의 조례를 발의해 눈길을 끌었다.

영동군의회 1인당 최다 10건
청주시의회는 민선 4기(8대) 의원발의 건수는 총 224건으로 전체발의 건수 485건 에 비해 46.2%라는 비교적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민선 3기(7대) 의원발의 124건(33.2%)에 비해 발의건수는 100건, 비율은 13% 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집행부 발의가 261건으로 여전히 전체대비 53.8%를 차지하고 있어 분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민선4기 들어 (청주시의회 홈페이지 분석결과)지난해 한 해 동안 남동우 전반기 의장을 비롯해 오석영 의원, 황재봉 의원, 서명희 의원 등은 단 1건의 안건발의나 시정질의, 5분 자유발언을 하지 않아 열심히 일하는 박상인 의원, 박용현 의원, 박종룡 의원 등과 대조를 이뤘다.

▲ 단 한건의 의원발의, 시정질문, 5분 자유발언도 없었던 남동우 민선4기 전반기 의장, 오석영, 황재봉, 서명희 시의원.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민선4기 청주시의회의 의안처리현황을 살펴보면 박상인(한나라·복대2 가경동) 17건의 의안발의와 6번의 5분 발언 6차례의 시정 질문으로 가장 왕성하게 의정활동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박용현(한나라·사직1,2동) 의원 16건, 박종룡(한나라·산남 분평동)의원 13건, 황영호(한나라·율량 사천 오근장동)의원 10건, 김기동(민주당·사직 모충 성화 개신 죽림동)의원 9건, 박종규(한나라·율량 사천 오근장동)·최진현(한나라·영운 용암1·2동)·이행임(한나라·비례대표)의원 8건 등이다.

사실 지방의원들의 주요 의정활동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조례제정 △시정 질문 및 5분 자유발언을 통한 집행부의 정책개선 요구 △행정사무감사를 통한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의원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조례제정과 시정 질의 등은 대표적인 의정활동이다. 이 같은 의정활동은 주민의 대의 기구로서 신성한 권리를 이임 받아 수행하고 있다.

의정비 심의 의안발의 건수 참고해야
즉 주민의 혈세로 마련된 녹봉을 받아가며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면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주목할 점은 왕성하게 안건 발의 심사를 진행한 의원이 시정 질의와 5분 자유발언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보여 줬다는 점이다. 의정활동에서 돋보이는 것은 박상인 의원에 이어 역시 초선인 박용현(한나라·사직1,2동) 의원이다. 조례발의만 16건으로 자체발의 9건, 5분 발언 4회, 시정 질의가 서면질의 2차례를 포함해 모두 7차례에 이른다. 재선인 박종룡(한나라·산남 분평동) 의원도 13건의 조례 발의 중 5건의 자체발의와 4건의 5분 발언, 3회 시정 질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 발의 건수에선 이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내용면에서 의미 있는 조례안을 발의한 의원들도 눈에 띈다. 이행임 의원의 경우 '청주시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갈수록 각박해져 가는 핵가족화 사회에 교육기관과 연계한 참 효행 교육 실천의 디딤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혜자(민주·비례대표)의원은 3건의 조례 발의와 1번의 5분 자유발언, 4차례의 시정 질의를 한 가운데 청주시 여성장애인의 출산 지원조례를 통해 인권향상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행정사무감사 스타의원으로 손꼽히는 재선의 유성훈(한나라·영운 용암1·2동) 의원은 4건의 조례를 발의한 가운데 '살고 싶은 청주만들기 협의체 설치 및 운영조례'와 '대형마트의 교통유발부담금을 강화하는 조례 일부 개정안'이 좋은 평가를 낳고 있다. 이 밖에도 재선의 임기중(민주·중앙 우암 내덕1·2동) 의원은 '청주시 단독주택 도시가스 공급사업 보조금 지원조례', 초선인 최진현(한나라·영운 용암1·2동) 의원은 '청주시 사회적 기업 육성 지원 조례', 박용현 의원은 '출산장려 및 양육에 대한 지원 조례''재래시장 육성관리 조례', 마찬가지로 초선인 이대성(한나라·영운 용암1·2동) 의원은 '중수도 운영 조례'와 '청주시 녹색사업육성기금 설치 및 운영조례'가 내용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의원발의 조례 비율이 낮다는 것은 의원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의정비 심의 때나 지방선거에서 의원 조례발의 건수 등을 반영하는 대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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