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종 청주시 사회복지사

살금살금 걷게 되는 곳이 빙판길이다. 그런데 늘 빙판길이 되는 곳이 있다. 햇빛을 가리는 건물들이 줄지어 응달을 만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다. 행인들의 조심스런 발걸음이 쌓이고 쌓여 더 단단하게 얼어붙어서 춘삼월이 되어서야 녹는다.

사람 사는 세상도 빙판길과 같은 곳이 있다. 빙판길과 다른 점은 세상의 무관심과 무심함이 원인이다. 다름 아닌 장애인의 세상과 함께하기, 세상 나들이다. 일례로 불과 건물 전체 주차면적에 3%로, 몇 대 주차할 수 없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여러 가지 이유로 주차 후 과태로 고지서를 받고 항의성 전화를 듣노라면 우리사회 여러 분야의 높은 의식수준에 비해 장애인식, 감수성 수준은 아직도 요원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OECD는 한 나라의 장애인구수를 10%정도로 추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08년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 등록 장애인은 214만명으로 4%정도인데 그 90%가 후천성 원인이며 그 중 55.6%가 질환, 34.4%가 사고다.

또한 나머지 4.6%가 원인불명이며, 선천성 원인은 불과 5.4%(선천적 원인 4.9%, 출생 시 원인 0.5%)이다. 다시 말하면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갖게 되는 중도장애 출연이 90%이상으로 10명의 장애인 중에서 선천적 장애는 단 1명이라는 것이다.

몇 가지 주목되는 점은 첫째, 65세 이상이 36.1%로 노인층 인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장애인의 고령화가 된다는 것이고 둘째, 2007년 12월말 기준 전 인구대비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비율은 3.2%에 비해 6배 정도 높은 19. 1%이며, 셋째, 아직도 장애인의 주 도움제공자는 가족구성원이 87.4%로 여전히 가족의 부담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은 남성장애인수가 더 높으나 상대적인 측면에서는 여성장애인의 비중이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후천적 장애발생의 증가와 여성노인 인구증가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여성장애인도 증가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정책 우선순위 중에서 저출산, 고령화, 경제성장 등과 함께 이제는 더 이상 여성과 장애인은 소수자가 아니기에 사회통합적 정책과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를 바라보는, 정책을 준비하는 수준은 동정도, 배려도 아닌 사회통합적 관점이 되어야 하며 그것은 무엇보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인권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 임신 기간 중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자녀가 장애를 가질 것 같은 두려움’(23.7%), ‘병원비 등 돈이 많이 들어서’(12.8%), ‘본인의 건강악화’(10.5%), ‘집안일 하기가 힘들어서’(7.8%), ‘자녀양육을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워서’(7.5%)가 더 이상 크게걱정이 되지 않는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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