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영 씨 이어 박수광 군수도, 민선 3명중 2명 임기 못 채워
절대강자 없는 지방선거, 예상 후보만 10여명 ‘춘추전국 시대’

▲ 박수광 음성군수가 구랍 24일 열린 선거법 위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이로써 음성은 민선 3명의 군수중 2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수광 음성군수가 벌금 200만원이 확정돼 군수직을 상실했다.

민선4기 단체장 중 김재욱 전 청원군수에 이어 두 번째며 민선 3명의 음성군수중 초대 정상헌 군수 만이 임기를 채운 유일한 인물로 남게 됐다.

특히 전임 이건영 군수에 이어 박 군수 마저 낙마하자 지역사회는 ‘불명예를 당했다’며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건영 전 군수는 2002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이듬해 4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돼 군수직을 상실했다.
이에따라 그해 10월에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박수광 군수가 당선됐고 2006년 지방선거를 통해 연임에 성공했던 것이다.

음성군의 한 공무원은 “2명의 단체장이 잇따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해 당혹스럽다. 박 군수 당사자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지역으로서는 치유하기 힘든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선거법 위반

이건영 전 군수가 선거과정에서 금품을 돌린 혐의로 군수직을 잃었다면 박 군수는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해 선거법을 위반했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구랍 24일 박 군수에 대한 선거법 위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군수는 2006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업무추진비로 군의원과 주민 등에게 39차례에 걸쳐 경조사 화환, 기념품 등 22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1·2심 재판부는 “업무추진비를 군의원과 주민들에게 사용한 것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고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박 전 군수에 대한 선거법 위반 시비의 발단은 업무추진비 부당사용이 아닌 2008년 추석 선물에서 비롯됐다.
박 전 군수의 운전기사와 절친한 관계인 건설업자가 박 전 군수를 대신해 지역 유지들에게 쇠고기 등 고가의 명절 선물을 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던 것.

이런 내용이 선관위에 전해져 운전기사가 소환되기 까지 됐지만 선관위는 지난해 10월까지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흐지부지 끝날 것 같았던 명절 쇠고기 선물 논란이 업무추진비 부당사용으로 옮겨지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업무추진비가 지역 상품권 등으로 바뀌어 몇몇 사회단체와 기업체 등에 전달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업무추진비와 관련 있는 공무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데 이어 박 전 군수까지 소환한 뒤 검찰에 고발했다.

더욱이 박 전군수가 업무추진비를 일부 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처리한 뒤 실제 다른 용도로 사용했고 해당 공무원들에게 받았다고 진술해 달라며 무마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연이은 구설수에 예견된 결론 반응

음성지역 주민들과 공직사회는 박 군수의 낙마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2008년부터 잇따라 터진 각종 의혹들을 거론하며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이미 인사청탁 관련 뇌물수수 등의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우선 6급 공무원 A씨가 2006년 7월 사무관 인사청탁과 함께 직접 5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검찰은 A씨는 물론 A씨 가족 명의의 계좌를 추적하는 등 전방위 조사를 벌였다. 검찰이 돈의 흐름을 추적한 계좌가 20개가 넘으며 소환된 공무원들도 최소 5~6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었다.

하지만 박 전 군수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고 검찰도 A씨의 진술 외에 별다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사건은 내사종결 처리됐다.
또한 군이 발주한 대규모 공원조성 공사의 하도급을 박 전 군수 가족이 지분을 보유한 건설사가 맡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검찰은 이에 대해서도 해당 건설사와 관련자에 대한 계좌추적 등 수사를 벌였지만 이 역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이와 함께 제기됐던 고가의 추석선물과 관련한 공직선거법(기부행위 금지) 위반 의혹조사과정에서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혐의가 확인돼 군수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원의 형이 확정된 것이다.

‘현직 프리미엄 사라졌다’ 공천 줄대기 러시
한나라·민주 4~5명 경쟁, 선진당도 2~3명 거론

박수광 군수의 낙마로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진 6.2음성군수선거는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큼 그 어느 때 보다 후보난립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또한 공천권을 따내기 위한 출마예상자들의 정당 줄대기 경쟁도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어서 도내 최대 관심선거구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 음성군수 출마예상자들은 10여명에 이른다. 이들중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천을 희망하는 경우가 각각 4~5명에 이르고 2~3명은 자유선진당 공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기동(50)·이필용(48) 현 충북도의회 의원이 자천타천 일찌감치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김학헌 전 음성군 사무관(63)과 출마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조용주(47) 변호사도 한나라당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민주당도 최근의 정가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공천희망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우선 2006 지방선거에 이어 지난 10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공천에 도전했던 박덕영(58) 전 한국마사회 이사와 명예퇴임한 김전호(59) 전 단양부군수, 윤병승(67)·박희남(54) 음성군의회 전현직 의장 등이 경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선진당은 국회의원 보선에서 정원헌 후보를 지원했던 탤런트 정한헌 씨(55)와 이회창 총재와 인연이 있는 이준구 전 음성군의회 의장(60)이 거론되고 있다.

특정 정당 후보군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유주열 전 충북도이회의장(57)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고 이건용 전 군수(62)도 사면될 경우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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