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먹거리 타운도 좌초 위기…주민피해 협상결과도 전무

음성축산물공판장이 도축장으로 전락하고 유통과 먹거리 타운도 좌초될 것이라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5월말 준공예정으로 신축중인 공판장의 공정율이 현재 약 50%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과의 피해보상 협상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축산물 중도매인들이 만든 (주)음성축산물유통의 축산물 유통단지도 다른 지역으로 선정될 위기에 처했다.

▲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음성 축산물공판장. 하지만 안일한 행정 때문에 도축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06년 7월 서울 가락동에 위치한 농협축산물공판장이 음성군 상곡리 산32번지 일원으로의 이전이 확정되자 동네마다 환영 현수막이 즐비 했었다.

당시에는 공판장과 함께 유통단지 건립도 예상돼 지역에 고용도 창출되고 지방세수가 연간 35여억원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인구도 증가될 것이라는 희망이 높았었다.

음성축산물공판장은 대지 6만 195㎡(1만 8209평), 건물 연면적(지하 1층, 지상 3층) 2만 9988㎡(9073평)의 규모 위에 도축·경매 및 가공시설을 함께 갖춰 국내 최대의 축산물 도매시장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에 따르면 공판장이 개장하면 하루에 소 280마리, 돼지 1800마리를 도축해 경매에 나설 수 있고 도축한 지육을 가공하는 육가공 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육가공 시설에서는 하루에 소는 110마리, 돼지는 1100마리를 부분육 등으로 가공, 유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공판장이 들어서는 인근 지역에는 유통단지가 들어설 수 도 없는 처지에 놓였고 지방세수인 도축세도 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유통 먹거리 단지 조성은 박수광 군수가 직접 언급한 문제지만 자칫하면 진천이나 안성으로 뺏길 수도 있다. 장밋빛 희망에 찼던 음성군은 담당부서를 산림축산과에서 산업개발과로 이관해 부지를 조성해 대단위 축산물 유통과 먹거리타운을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작년 11월초 기공식 당시에도 공판장이 완공되면 중·도매인 등 기존 인력도 이주가 예상되고 신규 육가공업체 입주와 먹거리타운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지역주민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이는 두 치 앞도 못 본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판장은 농협중앙회가 시행하지만 유통단지는 축산물 중도매인들이 법인을 만들어 추진하는 사업이라 철저히 경제적 손익을 우선하는 것을 간과 했다는 것이다.

공판장 맞은편 부지를 유통단지 겸 먹거리 단지로 조성할 계획으로 부지 매입 중재에 나섰으나 종중 땅으로 얽혀 있는 문제가 심각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났다. 또한 공판장에서 1㎞ 정도 떨어진 청룡리의 후보지도 토지가격에서 토지주들과 (주)음성축산물유통과의 차이가 평당 10여만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음성축산물유통 관계자는 “경제적 손익이 맞아야 입지를 선정한다. 지역주민들의 실질적 대표도 없고 무조건적으로 높은 토지가를 주장하면 거리가 멀어도 우리를 원하는 지역으로 부지를 선정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안에 제3의 부지라도 선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판장은 내년 5월말에 준공되어 하반기에 개장할 계획으로 속속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음성군의 유통단지와 먹거리 타운 부지 결정은 어려워 보인다.

산업개발과 담당자는 “민간이 하는 사업인데 부지에 선정에 대한 무어라 말할 수 있겠는가”라는 답만 내 놓는다.

산림축산과 담당자는 “사업계획이 초기의 공판장에서 먹거리 타운으로 넓어지면서 틀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피해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지역주민들도 답답하다. 공무원들은 뒷짐만 지고 움직이질 않는다. 윗 분들이 없어서라는 얘기가 들린다”고 말한다.

박 군수의 대법원 판결이 1주일여 앞에 있고 그 결과에 따라 공무원들의 손이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더라도 군 관계자들의 반응과 움직임을 다를게 없어 보인다.
결과적으로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래저래 공판장과 관련된 문제는 지역주민들의 피해와 음성군 전체에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역주민들의 피해보상 문제도 하나 해결된 것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곡1리와 2리 주민들과의 입장차이로 협상 창구가 단일화되지 못해 놓협측과 제대로 된 협상을 주고 받지도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와중에 공사는 계속 진행중이고 피해대책위원회도 지쳐만 가고 있다.

다만 지난주 상곡1리와 2리 피해대책위원회 임원들이 첫 회합을 가졌다는 것이 희망이다.
지역개발회와 삼성면 관계자가 중재에 나서 첫 합동회의를 갖고 통합을 선언해 농협과의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월말까지 부지 선정을 마치겠다는 (주)음성축산물유통 측의 계획에 음성군과 지역주민들이 어떻게 신속 대처하느냐가 음성군 지역에 유통단지와 먹거리 타운 조성 여부를 결정짓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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