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공무원 선거개입 의혹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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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공무원 선거개입 의혹 불거져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3.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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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급 직원 조모씨 '학운위원 지지성향 조사표' 이메일 발송드러나
이주원후보 이메일 사본 물증제시, 김천호교육감 향후 거취 주목

최근 음성군수 보궐선거에서 충북도의회 소속 공무원의 특정 후보 불법 선거운동 사실이 적발된 데 이어 오는 17일 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도교육청 6급 공무원의 선거개입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도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인 이주원 후보는 성명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특히 이후보측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무원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물증까지 제시해 사실여부에 따라 김천호 교육감의 향후 거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후보측의 성명에 따르면 지난 10월 26일 도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소속 6급 직원 조모씨가 도내 모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에게 학운위원들의 지지성향을 파악하는 이메일 문서를 발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득표활동상황부’라는 제목을 붙인 이메일 문건에는 유권자인 학운위원 개인별로 (현 교육감)지지는 ○, 유동성향은 △, 비지지는 ×로 표시토록 했다. 특히 문건제목 옆에는 아라비아 숫자 19로 표기돼 있어 이같은 불법 이메일이 최소한 19건 이상 작성돼 각 운동원들에게 발송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씨가 보낸 득표활동상황부에는 초중고를 망라한 청주시내 7개교 학운위원 33명의 이름, 소속학교,집전화, 휴대전화 전화번호까지 기재됐다. 조씨 자신의 연락번호로 기재한 휴대전화 번호도 도교육청 확인결과 본인 것으로 드러났고 이메일에 기재된 보낸사람의 주소도 본인의 것임이 드러났다. 하지만 조씨는 11일 도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과정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씨는 ‘조사장’으로 행세하며 청주시 금천동 모빌라에서 학운위원들을 접촉하는등 외부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이메일 발송 1주일뒤인 지난 3일 모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 양식에 맞추어 작성한 유권자별 득표 성향을 청주시내 모처에서 수거해 갔다는 것. 이에대해 이후보측은 “선거가 임박하면서 공무원을 동원해 유권자인 학운위원들에 대한 ‘표점검’에 돌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같은 불법 선거운동은 도교육청 말단 직원 단독으로 기획추진했다고 보기 힘들며 도교육청의 조직적인 선거개입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보측은 이메일 증거자료로 조씨가 보낸 인사말 사본과 첨부자료로 보낸 ‘득표활동상황부’ 사본을 공개했다. 이후보측은 도교육청 공무원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에 대해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조씨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학운위원 득표성향을 건네준 모초등학교 학운위원장은 도선관위로부터 민간인 감시위원으로 위촉된 것으로 알려져 스스로 덫에 걸려든 셈이다.

 

한편 조씨는 11일 이주원후보의 성명에 대한 반박문을 통해 “제보한 학교운영위원장은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됐고 해당 학운위원 33명의 명단도 그 사람이 명단을 가져와서 워드를 쳐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워드로 정리한 명단을 가져가라고 전화를 했지만 가져가지 않다가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주면서 보내달라고 해 발송해 준 것 뿐이다. 그 사람에게 교육감 선거에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이 없고 오히려 내가 역이용 당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제보 당사자인 학운위원장은 “언론보도이후 여러 곳에서 전화가 와 더 이상 견디기 힘들 지경이다. 33명의 명단은 조씨가 도내 학운위원 명단을 보여주면서 평소 알고지내는 사람을 추천하라고 요구하기에 내가 몸담았던 청년회의소(JC) 출신 사람들을 위주로 찍어준 것이다. 교육감 선거가 이런 식의 관권선거로 가서는 안된다는 심정으로 내가 희생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공무원의 선거개입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김천호 교육감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보궐선거에서 2건의 선거법위반 혐의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는 김교육감은 최근에도 영동 충주지역 학교운영위원들과 사적인 만남이 문제가 돼 경찰로부터 사전선거운동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서부서는 지난 8월말 김천호교육감과 영동지역 학운위원들의 주말회동에 대해 선거법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초 도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으나 제보자측이 검찰에 정식고발하면서 사건수사에 경찰에 이첩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3월말 충주 동량면에서 이상일도교육위원회 의장의 주선으로 이뤄진 김교육감과 학운위원들의 만남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교육감선거에 입후보한 이주원 권혁풍 후보는 이미 지난달 27일 김교육감의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에 대해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두 후보는 “사전 선거운동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책이 없다면 선거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선거보이콧 움직임까지 나타냈다. 하지만 같은 시점에 도교육청 조모씨는 득표활동상황부를 만들어 학운위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다닌 셈이다. 

 

이에대해 도선거관리위원회측은 “조씨는 자신의 비밀번호가 도용돼 가공의 이메일이 보내졌다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고 현직 도교육청 공무원이라는 신분 등을 감안해 사이버 수사가 가능한 검찰에 수사의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청주지법 1호법정(재판장 이강원 부장판사)에서 김천호교육감의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이 진행됐다. 당시 김교육감은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아 현직 유지가 가능했고 재판부의 판결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천호 피고의 경우 자신이 당선되면 인사권 영향력 아래 있는 교장, 교감 등을 상대로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은 죄질이 불량하나 8명이라는 소수에게 한 것, 보궐선거라는 것,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당선무효형을 선고하진 않겠으나, 재직기간 중 깨끗한 선거문화 형성에 기여하도록 하고, 내년 11월 선거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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