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출신 정영진 세광고 코치
지난 9월 세광고 야구부 코치를 맡은 정영진(33) 씨는 많은 아쉬움을 남겨둔 채 현역생활을 마무리했다. 아직도 한창인 서른셋의 나이, 신장 184㎝, 체중 105㎏의 다부진 몸은 당장이라도 그라운드를 누빌 듯 힘이 넘쳐났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은 그의 가능성보다 높았다. 세계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총집결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꿈의 리그로 불리는 메이저리그에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4년 만에 귀국했다.
귀국한 정 코치는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힘과 기술, 노련미까지 더해져 야구선수로서 전성기를 누려야 할 27세 나이의 선택이었기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구단에서 활동한 선수들은 KBO규정에 따라 2년간 입단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정 코치는 불확실한 2년을 보낼 수 없는 형편이었다. 고향으로 내려가 화성고와 송원전문대, 대불대 등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던 그는 김용선(40·세광고 졸·전 한화이글스 내야수) 세광고 감독 과의 인연으로 청주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정 코치의 능력을 발견한 김 감독은 자신의 후배들을 가르쳐 줄 것을 제안했고, 지난해 11월 세광중 코치로 청주와 인연을 맺었다. 주말부부인 정 코치는 내년 초 청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1년간 청주에서 생활하면서 좋은 느낌을 받았고 다시금 목표도 설정했다. 야구명문인 세광고에서 코치를 하는 지금이 내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꿈들을 야구 후배인 제자들을 통해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