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출신 정영진 세광고 코치

지난 9월 세광고 야구부 코치를 맡은 정영진(33) 씨는 많은 아쉬움을 남겨둔 채 현역생활을 마무리했다. 아직도 한창인 서른셋의 나이, 신장 184㎝, 체중 105㎏의 다부진 몸은 당장이라도 그라운드를 누빌 듯 힘이 넘쳐났다.

▲ 정영진 세광고 코치. /사진=육성준 기자
광주 출신인 정 코치는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인하대를 거쳐 2000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에서 마이너리거로 미국에 진출했다. 대학 시절 정 코치는 춘계리그에서 5게임 연속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보기 드문 거포였다. 포지션은 1루수, 타고난 신체조건에 성실성까지 겸비한 그는 거포로 성장하기에 손색이 없어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은 그의 가능성보다 높았다. 세계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총집결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꿈의 리그로 불리는 메이저리그에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4년 만에 귀국했다.

귀국한 정 코치는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힘과 기술, 노련미까지 더해져 야구선수로서 전성기를 누려야 할 27세 나이의 선택이었기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구단에서 활동한 선수들은 KBO규정에 따라 2년간 입단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정 코치는 불확실한 2년을 보낼 수 없는 형편이었다. 고향으로 내려가 화성고와 송원전문대, 대불대 등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던 그는 김용선(40·세광고 졸·전 한화이글스 내야수) 세광고 감독 과의 인연으로 청주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정 코치의 능력을 발견한 김 감독은 자신의 후배들을 가르쳐 줄 것을 제안했고, 지난해 11월 세광중 코치로 청주와 인연을 맺었다. 주말부부인 정 코치는 내년 초 청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1년간 청주에서 생활하면서 좋은 느낌을 받았고 다시금 목표도 설정했다. 야구명문인 세광고에서 코치를 하는 지금이 내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선수로서 이루지 못한 꿈들을 야구 후배인 제자들을 통해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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