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코스 개발 버스 임차료 지원 불구 1385명 모객
道 7개 테마 44개 일정별 코스 추천, 상품성 불투명

이슈파이팅 ‘충북 관광정책, 뒤집자’

충북도가 도내 관광지를 패키지로 묶어 여행상품을 개발해 모객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는 참담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가 개발한 패키지상품은 청남대와 단양5일장, 중원문화, 맛·온천기행, 청남대·허브랜드 기차여행, 충북의 세계문화유산기획 등 6개. 이를 아름여행사와 하나투어, 코레일, 쏙쏙체험 등 4개 여행사와 연계해 관광버스 임차료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판매에 나섰다.

▲ 6개 패키지상품을 개발, 여행사에 버스임차료를 지원하는 등 충북관광을 활성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충주호 유람선에 오르는 관광객들.
하지만 올 들어 9월말까지 이들 6개 상품을 통해 모객한 인원은 고작 1385명에 불과했으며 투어 운영횟수도 35회에 그쳐 관광객이나 여행사 모두에게 외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경우 1인당 8000원씩 지원되는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2만8223명 실적에 그쳤으며 1인단 3000원씩 지원되는 수학여행단 유치는 9061명에 불과했다.

도는 또한 6개 상품 외에 7개 테마로 나눠 당일과 1박, 2박 등 일정별로 44개 코스를 따로 개발했지만 상품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 이를 여행업계에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광상품은 지자체가 지원한다고 해서 인기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여행사로서는 모객에 따른 지원 보다 고객의 만족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도내 여행상품의 인기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6개 패키지 여행상품 개발

관광지를 패키지로 묶는 여행상품이 필요한 이유는 충북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부분 한 두 곳을 둘러보고 떠나는 소위 ‘철새관광’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관광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여행객들이 지갑을 열어야 하는데 철새관광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도내 인기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충주와 제천, 단양 등 북부지역의 경우에도 반나절 관광객이 대부분일 뿐 하룻밤 이상 머무는 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당일 35만원, 1박 50만원의 버스임차료 지원 조건으로 6개 패키지 코스를 개발해 여행사와 연계, 판매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 별장 청남대’ 상품은 청남대와 상수허브랜드, 운보의 집을 잇는 코스이며 ▲‘단양 5일장’은 청풍호반 유람선을 이용해 도담삼봉(석문)을 관광하고 고수동굴과 단양 5일장을 체험하는 상품이다. ▲‘맛·온천 기행’은 하늘재를 거쳐 충주 참한우리마을에서 한우 맛을 본 뒤 앙성온천욕하는 코스며 ▲‘중원문화’ 코스는 온달관광지와 충주호유람선, 마애불상을 보고 수안보온천에서 하루밤 묶고 중원 고구려비와 충주 한우마을을 잇는 1박2일 상품이다. ▲‘기차여행’은 부산역을 출발해 천안역, 상수허브랜드를 견학한 뒤 청남대를 잇는 코스며 ▲‘충북의 세계문화유산 기행’ 상품은 고인쇄박물관과 상당산성 또는 중원고구려비와 온달산성, 법주사오 삼년산성을 돌아보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6개 상품에는 도내에서 인기가 높은 관광지 대부분이 포함돼 있으며 도는 여행사에 관광버스 임차료를 지원함으로서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었다.

‘중원문화’ ‘맛·온천기행’ 상품 모객 ‘0’

하지만 이들 6개 상품의 실적은 참담한 수준. 올 들어 9월말 까지 6개 상품을 통해 모객한 관광객은 1385명이 전부였던 것.

그나마 ‘대통령 별장 청남대’와 ‘단양5일장’ 코스에 1024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을 뿐 ‘충북의 세계문화유산 기행’은 321명, ‘기차여행’ 상품은 고작 40명을 모객했을 뿐이다. ‘중원문화’와 ‘맛·온천기행’ 코스에는 단 한사람도 참여하지 않았다.

물론 연계한 여행사들이 이들 상품 홍보에 소극적이었고 충북도 또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같은 저조한 실적은 충북관광의 굴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모객 실적 ‘0’를 기록한 ‘중원문화’와 ‘맛·온천기행’ 상품은 국내 최대 규모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연계한 상품이어서 홍보부족 뿐 아니라 상품성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원문화 코스는 도내 북부지역 관광지를 돌아보고 수안보에서 1박하는 것인데 하루밤 묵으면서 까지 관광할 필요성을 어필하지 못한 것이다. 또 맛·온천기행 상품의 경우 충주 함한우마을에서 한우를 즐기고 앙성에서 온천욕하는 것으로 상품을 구성하다 보니 타 지역 한우와 온천의 인지도를 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버스 임차료를 지원하는 이들 상품이 여행사와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당하자 7개 테마별로 구성한 44개 추천 코스 또한 상품화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돌아보고 먹고, 체험하는 것만으로 충북 관광의 경쟁력을 높일 수는 없다. 100만원 안팎이면 3박4일 일본 온천관광이나 절경으로 꼽히는 중국 장가계 등도 돌아볼 수 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품성을 채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마’ 약한 테마별 관광코스
7개 테마 44개 코스, 비슷한 주제 모은 수준
둘러보는 관광지에 문화와 정서 콘텐츠 담아야

충북도가 추천하는 44개 관광코스는 ▲템플스테이 ▲코레일 연계상품 ▲문화유적 시티투어 ▲드라마 촬영지 ▲백제문화권 ▲한방헬스 ▲청주공항 활용코스 등 7개 테마로 분류된다.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주제를 부여해 상품화 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또한 도식적인 나열식 구성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주제와 유사한 관광지를 묶어 놓은 것은 맞지만 공통의 정서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한 여행사 대표는 “템플스테이 상품의 경우 사찰에 머물며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수지만 단순히 코스에 사찰을 포함시키는 데 그치고 있으며 코레일 연계상품도 기차를 이용한 이벤트나 프로그램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타 지역에 비해 관광자원 자체의 경쟁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주제별로 모았다고 해서 상품이 될 수는 없다는 충고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예를 들면 드라마 촬영지의 경우 드라마를 재현하는 이벤트를 운영한다든지 충주호 유람선 선상에서 공연을 펼친다든지 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눈이나 입을 즐겁게 하려는 데에 그친다면 충북관광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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