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단 방문 길목, 도착시간 일제히 철거
청원군‘관여할 일 아니다’ 모르쇠 일관

국방부의 청주공항 인근 패트리어트 미사일기지 설치와 관련, 반대 움직임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군 당국은 청주국제공항을 방문해 미사일기지와 이를 대체할 부지가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봤다.

10여명으로 구성된 군 실사단은 청주공항에 인접한 미사일 기지와 이를 대체할 부지가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돌아갔다. 하지만 철회투쟁을 결의 했던 일부 시민단체들의 분위기는 썰렁 하기만하다.

이에따라 시민단체들은 실사단에게 항의하기 위해 제17전투비행단 주변 길목에 페트리어트 미사일 설치 철회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하루만에 감쪽같이 철거됐다.

앞서 청주국제공항활성화대책추진위원회는 지난 3일 라마다 호텔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청주국제공항 내 공군의 미사일기지 예정부지는 충청북도에서 추진 중에 있는 각종 공항활성화시책 추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지이며 미사일기지 신설 시에는 추가적 개발제한 등의 규제로 지역발전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미사일기지 설치 철회투쟁을 다짐했다.

이 같은 청주공항대책위의 결의에 따라 일부 시민단체는 군 당국의 실사 전날 내수~오창간 도로변에 17전비 이전을 촉구·미사일기지 설립반대 현수막을 내거는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 지난 6일 국방부 실사단에게 항의하기 위해 제17전투비행단 주변 길목에 설치해 놓은 각 시민단체의 미사일기지 설치 철회 현수막이 하루만에 감쪽같이 철거 됐다.

철회 투쟁 현수막만 철거
하지만 도로변에 설치돼 있던 일반 광고현수막은 철거 되지 않고 미사일기지 반대 현수막만 철거 된 점에 있어 대책위는 의아해 하고 있다.

실사단에게 현수막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17전투비 민원에 따라 청원군 산하기관인 오창읍·내수읍사무소에서 철거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청주공항활성화대책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주민을 위해 미사일기지 반대에 앞장서야 할 청원군이 현수막 철거를 방조하며, 모른 척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청원군의회는 청주공항대책위와 전체회의에서 미사일기지 건설 전면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제 와서 실사단 방문과 현수막 철거에 있어서 모르는 일이라고 일관하고 있다.

청원군의회 담당자는 “실사단이 방문한 것은 제17전투비행단과의 일이지 군은 내용도 모르고 관여할 사항도 아니다”라며 “현수막 철거에 있어 집행부에서 조차 전혀 아는 바가 없고 군과는 더욱 상관없는 일이며 철거가 됐다면 관할 읍사무소 측에서 했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상한 기운 감도는 내수읍   
하지만 내수읍사무소 광고현수막 철거담당자는 “불법광고 현수막 철거를 요청하는 민원전화를 받고 확인 후에 철거했다”며 “도로변에 불법광고 정비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고, 민원전화가 오면 곧바로 철거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원인이 청원군 주민인지 아닌지에 관해서 말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곧 그 말뜻은 군 주민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가게 하는 대목이다. 각 시민단체들도 미사일기지 설립 반대를 적극 주장하는 주민들이 현수막철거를 읍사무소에 요청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1978년 청주 공군비행장이 건설된 이후 비행장 주변 주민들은 엄청난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고통을 30년 넘게 감내하며 생활해왔다”면서 “미사일기지가 건설될 경우 주민들의 고통은 더 해 질 텐데 현수막 철거를 직접 요청 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부대측은 현수막 철거에 있어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시민단체에 현수막 설치에 있어 확인 절차를 밟았다고 알려졌다.

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회 관계자는“실사단이 방문했을 당시 제17전투비행단이라며 전화가 걸려와 현수막을 설치해 놓은 적이 있냐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군부대 측의 확인전화로 인해 현수막 철거에 있어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욱 청주공항활성화 대책위 사무국장은 “미사일기지가 설립된다면 청원군지역주민들의 피해와 위험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청원군 산하기관이 설립반대 현수막을 민원전화 한통으로 모두 철거 했다는 점은 의심해 볼만한 일이다”라며 “청원군이 실사단이 왔을 때 설립반대를 더욱 피력 하면서 앞장서야 하는데 현수막을 하루사이에 철거하는 마인드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미사일 기지’ 실무협상단 본격 운영 
한편 국방부, 충북도, 민간단체 등이 참여하는 미사일기지 설치 실무협상단이 본격 운영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패트리어트 미사일기지 설치 장소를 확인하고 공군에서는 전략·전술상 이전 적지가 없어 청주국제공항 부지 내 활주로 북측 16만㎡의 국방부 소유 나대지에 패트리어트 미사일기지 설치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충북도와 대책위 관계자들은 청주국제공항 북측 16만㎡의 나대지는 지난 2004년 8월18일 서울지방항공청의 LG상사 공항개발사용 허가지역으로 헬기 격납고로 활용하겠다고 반박했다.

국방부와 충북도, 대책위는 이날 현지 확인 과정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패트리어트 미사일 설치장소 조정을 위한 관계기관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의 현지 확인에서 논의된 쟁점을 대상으로 충북도의 입장과 향후 계획 등의 논의에 들어갔으며 실무협상단에서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분명히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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