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모처럼 성과급 자축
18개월만 흑자 따라 3년만에

기업의 최고미덕은 역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란 평범한 진리가 다시금 생각난다. 하이닉스 반도체 얘기다.

하이닉스 반도체 청주사업장 직원들은 실로 3년만에 보너스 봉투를 받아들곤 만감이 교차했다. 지난 세월 회사 회생을 위해 흘려온 눈물과 땀의 시간과 달콤하기 짝이 없는 성과급이 가져다 준 행복감이 오버랩된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최근 전 직원에게 기본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2000년 9월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이후 3년여 만이다. 실질적으로 회사 경영의 키를 쥐고 있는 채권단이 이처럼 관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역시 최근의 실적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올 3/4분기에 9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불과 3개월전인 2/4분기때 183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난 상황변화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그동안 자진해서 상여금을 반납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조용히 내 왔다. 그러나 몇조원을 투자해 놓고 이자는 커녕 채무재조정 등으로 원금까지 까먹은 채권 은행들의 반응이 문제였다. 실제로 "흑자를 냈다고 해도 누적적자가 얼만데.."하며 처음엔 난색을 표명했다.

노조의 고민은 더 컸다.
3년 내내 상여금은 고사하고 임금동결을 감수하며 묵묵히 따라준 조합원들에게 어떻게든 '선물'을 줘야 할 텐데 채권단의 빡빡한 원칙론에 막혀 자칫 잘못하면 노조의 존재이유에 대해 조합원들이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수 있는 상황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회사 회생을 위해 앞으로 넘어야 할 난관이 많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라도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울 필요가 있다"며 대승적으로 보너스 지급에 동의를 해 준 것이다.

하이닉스 직원들은 "성과급을 넘어 앞으로 정규 상여금까지 꼬박 꼬박 받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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