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그리던 고국에서 딸과 살 수 있다는 게 기쁩니다.”

5일 오후 6시께 새 보금자리인 충북 음성군 음성읍 신천리 주공 휴먼시아아파트에 도착한 사할린동포 이선호씨(71)는 부인 이영희씨(63)와 영주귀국한 첫날 고국 땅을 밟고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날 도착한 1진 가운데 가장 고령인 이씨는 함북 북촌에서 태어나 1943년 할머니와 함께 먼저 건너간 아버지를 만나러 사할린으로 이주했다.

사할린에서 20여년 생활한 이씨는 다시 하바로브스크로 이주해 40여년을 살면서 건축업과 식당지배인 등으로 생활해 왔다.

이씨는 “4년 전에 딸이 결혼해 지금 경북 경주에 살고 있다. 이제 온가족이 함께 고국에서 생활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며 “이렇게 환영해 주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날 이씨와 함께 가장 먼저 음성에 도착한 사할린동포 1진은 13가구 26명이다.


이어 밤 10시께는 10가구 20명이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린 사할린동포들은 다소 상기된 얼굴이었지만 대한적십자 음성지구협의회 봉사단원 30여명과 음성군청 봉사단원 70여명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자 곧바로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이들은 적십자 봉사단원들로부터 환영의 꽃다발과 권영동 음성부군수로부터 의료보험증을 전달받았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에 따르면 이번에 음성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사할린동포는 강제이주된 부모를 따라 나선 1세대와 현지에서 태어난 2세대 동포로 모두 35가구 70명이며 5-6일 이틀 동안 33가구 66명이 입주한다.

또 나머지 2가구 4명은 준비가 끝나는 대로 이들과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 사할린동포는 모스크바, 하바로프스크, 알마타, 사할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각각 입국한다.

5일 도착한 사할린동포들은 6일엔 빵과 레몬차로 아침식사를 하며 이들의 공식 환영회는 10일께 열릴 예정이다.

충북지사는 이들이 거주할 아파트단지 내에 지원캠프를 마련, 봉사자들이 앞으로 3개월 동안 병원과 관공서 이용 안내, 시장보기 등 생활밀착형 봉사와 함께 한글교실, 건강교실, 문화교실 등을 운영해 사할린동포들이 고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또 충북지사와 음성군은 이들 동포가 한국 국적을 취득할 때까지 복지분야 등 각종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10월30일 사할린동포 40가구 81명이 청원군 강외면에 영주귀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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