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마당 2만4000원 손해...작년 수매가 유지 요구
40만t 대북지원·공공비축 수매 확대 등 주장도

쌀값폭락 ‘40만t 대북지원·공공비축 수매 확대 등 주장도뿔난 농심’ 음성군 농민단체가 지난2일 올해 산 추곡 전량수매 및 쌀값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에 이어 보름 만에 벼 야적시위를 벌였다.

이장단협의회, 쌀 전업농연합회, 농촌지도자연합회, 농업경영인연합회, 농민회로 구성돼 있는 음성군 쌀값 보장대책위원회는 이날 농협중앙회 음성군지부 앞에 올 벼 수천 가마를 쌓아놓고 쌀값 보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 지난 2일 음성군 음성읍 농협중앙회 음성군지부 앞에서 음성군쌀값보장대책위원회가 쌀값 보장을 요구하며 항의 표시로 벼를 야적하고 있다.
이들은 올 수확 벼 160여톤을 야적하고 음성농협 통합 미곡종합처리장(RPC)이 특등급 4만9000원, 1등급 4만8000원,2등급 4만7000원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성난 농심을 토로하고 나섰다.

이상정 대책위원장은 “인근 괴산군은 등급과 관계없이 5만원에 매입하기로 했다”며 “시중에서 괴산쌀 보다 높은 가격에 형성되는 음성쌀이 이보다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쌀값 5만원이상 인상을 요구했다.

또 이 위원장은 “지난해 5만7000원을 받았는데 농협은 그보다 턱없는 가격을 결정했다”며 “아무리 쌀값이 똥값이라지만 농민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다. 농민을 벼랑으로 밀어내면 우리는 목숨 걸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음성농협은 지난해 40kg들이 한 가마에 5만7000원에 수매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8000원이 하락한 4만9000원을 결정했다. 벼 40kg들이 3가마를 가공해야 80kg들이 쌀 한가마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농민들은 80kg들이 쌀 한가마 당 2만4000원씩을 손해 보는 셈이다.

쌀대책위 측은 벼 수매가 지난해 수준 유지와 추청벼 농가희망 전량 수매, 40만t 대북지원, 공공비축미 수매 대폭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합의점 찾지 못하고 야적시위

앞서 대책위는 군 및 농협 관계자등 100여명을 모아놓고 지난9일 쌀값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쌀값 하락에 방안을 모색하고 올해 지역의 쌀값 보장과 안정적 수매를 위한 의견들을 교환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가 커 합의에 실패한 것이다.

당시 대책위는 우선 군에 40kg들이 1포당 3000원씩 자체지원금을 요구 했지만 군이 재원 부족을 들어 난색을 표함에 따라 이를 조례로 제정해 지원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해 농협이 종합미곡처리장을 통해 추청벼만 수매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대책위는 다른 품종을 재배한 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수매를 요구했지만 농협은 종합미곡처리장의 경쟁력 저하와 저장능력 부족 등을 들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농민들은 지난달 19일 금왕RPC앞에서 벼 14톤을 야적하고 이상정 대책위원장과 반선화 쌀전업농음성군연합회 부회장이 삭발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상정 위원장은 “당시 토론회는 시각차만 확인한 자리였다”며 “대책위 협의를 거쳐 벼 야적 시위 등 실력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지역 농민들은 오는 11일 충북도청에서 40㎏짜리 벼 4천여 포대를 쌓기로 하는 등 지역별로 ‘벼 야적 투쟁’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농민들의 벼 쌓기가 늘어가는 것은 지난해에 견줘 수매값이 떨어진데다 농협 등이 수매량도 줄였기 때문이다.

충북지역 자치단체들은 올해 공공 비축미로 2만7461t을 수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2만2209t에 견줘 23.6%늘었다. 그러나 올해 충북지역 예상 벼 생산량 25만2000t의 10%정도에 지나지 않는 등 농민들의 요구에는 턱없이 모자란 형편이다.

게다가 농협 등이 풍년, 쌀 소비 축소 등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보다 벼 수매값을 10~20%씩 낮춰 농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충주 주덕 농협에서 40㎏짜리 벼 한 포대가 4만3000원선에 거래되는 등 올해 지역 농협들의 수매값은 4만3000~5만10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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