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변호인, '사건 전날 조폭 30여명 대기, 보스 K씨 이원호 교사사실 실토했다' 주장

이원호씨 살인교사 의혹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중화씨(34?수배중)가 4일 오전 11시께 청주지검에 자진출두했다. 89년 조직폭력배 배모씨 살인사건의 범인인 조씨는 99년 만기출소후 이원호씨를 협박해 3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검찰이 수사를 벌이자 지난 2월 잠적해 기소중지된 상태였다. 조씨는 검찰출두에 앞서 살인사건의 배경과 금품전달 과정을 밝힐 녹취자료 및 수표 복사본 등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청주지검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조씨는 검찰 출두직전 전화인터뷰를 통해 <충청리뷰>에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조씨에 따르면 배씨 살인사건은 30~40여명의 주먹이 동원된 ‘조직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조씨와 김모씨 2명의 우발적인 살인사건으로 축소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사건 전날 ‘대명사파’ 이외의 외지 조폭까지 합세해 청주시내 3개 여관에서 투숙했고 조씨는 충청대학 인근 여관에서 조직보스인 K씨로부터 배씨 살인지시를 직접 받았다는 것.

당시 자수경위에 대해서는 조직보스 K씨의 권유에 의한 것이고 사전에 단순 살인사건으로 진술을 짜맞추었다고 밝혔다. 조씨측은 “당시 보스인 K씨가 서울 여관방에서 나와 김씨에게 돈봉투를 보여주며 ‘이원호씨 때문에 이렇게 됐지만 오락실 지분도 준다고 하니 뒷걱정은 하지마라. 군대간 셈 치고 길어야 5년 정도 고생하면 된다’고 권유해 3일뒤 자수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조씨측에 따르면 ‘대명사파’ 고문 손모씨가 사건이후 J관광호텔 오락실 지분 10%를 취득한 것은 “실제로 돈을 주고 매입한 것이 아니라 배씨 살인사건에 대한 대가로 무상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유력한 인물의 증언을 녹취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살인사건 이후 이씨가 제공한 대가성 돈이 “지금까지 밝혀진 9500만원보다 훨씬 많을 것이며 상당부분 배달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씨의 추가 금품제공 의혹을 제기했다.

조씨측은 이원호씨에 대한 3500만원 공갈갈취 혐의의에 대해 “내가 받은 돈은 공범이었던 김씨에게 1000만원, 조직선배인 S씨에게 500만원 받은 것 밖에 없다. 두 사람이 돈을 줄때도 이원호 돈이라는 사실을 전혀 말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씨가 건네준 3000만원 가운데 2000만원이 배달사고 난 것을 알게 됐다. 내가 출소후 이원호를 협박했다면 어떻게 25억원짜리 J볼링장 매각작업을 맡길 수 있겠는가? 이씨를 비롯한 사건 관련자들이 수배중인 나에게 모든 책임 씌우려 해 자진출두하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주지검은 전임 윤갑근?김도훈 검사가 살인공범인 김모씨, 이원호씨 친척 L모씨, ‘대명사파’ 고문 손모씨 등 사건 핵심인물의 진술서를 모두 확보해 둔 상태라서 조씨의 진술이 추가될 경우 진상규명에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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