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타이어 등 구조물 설치,주차면 선점
녹색주차장 시범사업 주민만족도 높아

▲ 복대동 한 주택가 골목에 원형주차입간판과 페인트 통이 도로변 주차면을 선점하고 있다.
주택가 주차문제 실태
청주시 모충동에 사는 이모(31)씨는 자신의 차만 보면 화가 치민다. 한달 전 골목길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 앞문을 누군가 일부러 음푹 패이게 해놓은 것.

이씨는 “돌 같은 단단한 것으로 찍어 차 문이 깊숙이 들어갔다”며 “그동안 주차문제로 주민들과 싸움을 많이 해 동네에서도 유명한 한 아주머니 소행 같지만 증거가 없어 속으로만 화를 삭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내 주택가 골목에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이 주차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차난이 계속되면서 주차를 둘러싼 이웃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주차면 찜하기 대단해요’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주택가에서 펼쳐지는 일명 주차면 찜하기가 점입가경이다. 자신의 소유가 아닌 주차

▲ 모충동 한 주택가에서는 콘크리트와 쇠파이프를 결합해 제작한 구조물과 타이어가 주차면을 선점하고 있다.
공간을 임의로 확보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다.

그러나 자신의 집 담벼락 등 주차면을 선점한 일부 주민들은 자신들의 주차 공간이라는 권리를 내세우며, 콘크리트 덩어리, 페인트통, 타이어 등 각종구조물을 설치 길 한복판을 선점하고 있다.

이처럼 주차면 찜하기 행태가 일상화 되고 있지만, 단속은 전무하다. 관할 지자체들은 단속 근거가 없고, 대로변도 아닌 주택가 골목까지 단속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당연하듯 이 같은 행태를 방치하고 있다.

청주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시내 주택가 주차면 단속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정부차원의 정책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주차면 찜하기 행태는 쉽게 근절되기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

또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 관계자는 “주택가 주차면 찜하기 행태는 사회의 제도적인 주차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처럼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이웃간의 ‘주차전쟁’이 감정싸움으로 번져 폭행사고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성안지구대 이동수 경사는 “이웃 주민간에 주차 문제로 시비가 돼 지구대까지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예전에는 조금씩 양보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위험한 구조물까지 설치해 주차공간을 확보하다보니 싸움이 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가구 주택가 주차문제 골머리
또한 요즘은 우후죽순 생겨나는 다가구주택 탓에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이 주차전쟁에 있어 단

▲ 복대동 한 주택 담벼락에는 쇠로 된 바리케이드가 위험하게 설치돼 있다
단히 한몫하고 있다. 이는 다가구주택 건축 시 보유해야 할 주차공간이 형식적이고 인근 주차시설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택가 도로변 양편은 주차차량으로 채워져 마주 오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의 주차시설 규정에 따르면 원룸 등 다가구주택의 경우, 가구당 전용 면적이 18평 미만일 때 가구당 1대씩 주차공간을 마련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시내 주택가 다가구 주택은 1~2대 주차공간만 확보 돼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모충동에 사는 유모(58)씨는 “늦은 시간에 외출을 했다 돌아오면 주차공간이 없어 동네를 여러 바퀴 돈다”며 “집 앞에 작은 주택을 허물고 좁은 터에 다가구 주택이 건설 되고 있는데, 주차공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산남동 지역에 담장 허물기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앞으로도 시민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갖가지 시범사업을 통해 주차 공간 확보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는 지난3월부터 두 달여 동안 2억6000여만원을 들여, 산남동 한 주택가 골목에 시범사업으로 녹색

▲ 청주시는 지난3월부터 두 달여 동안 2억6000여만원을 들여 산남동 한 주택가 골목에 시범사업으로 녹색주차장을 조성했다.
주차장을 조성 해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여유 공간에 나무를 심고 녹지를 늘려 쾌적하고 자연친화적인 주거환경이 만들어져 이곳은 여느 주택가와 확연히 다르다.

산남동 주민자치센터 김종관 행정민원담당자는 “30여m가량 골목 20가구가 담을 허물면서 주차걱정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돼 주민들이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2015년까지 주차장 11곳 조성
한편 오는 2015년까지 복대동, 가경동, 사창동 일원에 주차장 11개소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6월 도시환경을 효율 및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하고 주택단지 내 주차문제로 인한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상지역에 주차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가경1지구, 가경2지구, 복대지구, 사창지구로 개발사업이 완료된 지 10~20년 이상 경과된 지역으로 최근 시행되고 있는 택지개발지구에 비해 주차장 등 주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이다.

또 충북대 중문지역은 신규도로 개설 및 도로확장이 어려워 일방통행로를 지정해 차량소통의 원활화를 추진한다.

시관계자는 “단독주택지역 내 근린생활시설 혼재로 인한 주차난 등 생활환경 악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시 간선변 단독주택용지 규정을 완화해 근린생활시설 비율이 높은 단독주택용지 블록은 근린생활시설 용지로 변경하돼 단독주택지용지는 근린생활시설 비율을 40% 이내로 제한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강화할 예정이다”라며 “도심 녹지축 확보를 위해서는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주택가의 담장을 허물어 주차장을 만드는 녹색주차장 사업 등을 적극 유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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