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향토음식 1위 올갱이국으로 조사

지방자치시대 향토음식만들기는 지역과제…‘향토음식마을’ 만들어져야
전주에는 비빔밥이 있고, 춘천에는 닭갈비가 있다. 울릉도엔 오징어비빔회, 제주에는 통돼지바베큐가 있고, 안동에는 한참 뜨고 있는 찜닭이 있다.
팔도의 개성있는 먹거리들은 지역을 알리고 지역경제에도 한몫을 톡톡히 감당하고 있다.
향토음식이라는 것은 그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을 재료로 만든 음식을 말한다. 지역마다 산세도 다르고 물도 다르니 독특한 재료와 요리법으로 만들어진 향토음식이 어디에다 있기 마련인데 청주에는 원조 춘천닭갈비, 전주비빔밥, 안동찜닭등은 많은데 이상하게 ‘청주’라는 접두어가 붙은 원조 음식점은 없다.
이러한 이유로 분평동에 사는 주부 이현구(27)씨는 지난 1일 난처함에 처했다. “갑자기 서울에서 시부모님이 내려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청주에 이름이 나 있는 음식점들을 찾아보니 너무 비쌌고, 또한 청주지역만의 음식을 선보이고 싶어 주변에 물어보았으나 아무도 제대로 답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외지에서 온 손님을 대접하게 될때 종종 부딪히는 이러한 문제를 개인의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넓게 보았을 때는 지역을 내세울만한 음식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청주의 향토음식 1위 올갱이국

충청대 최미숙 교수(식품영양학·55)와 서원대 한경희 교수(식품영양학)는 2000.10.1~2000. 12.30일에 걸쳐 충북도내 10개 시군 30~39세의 남녀 640명을 대상으로 ‘충북의 향토음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1위는 올갱이국 2위는 도토리묵밥 3위는 쏘가리 매운탕 4위는 더덕구이로 나타났다.
물론 시군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청주에서는 ‘올갱이국’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올갱이는 맑은 물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데, 과거 깨끗했던 대청호를 주변으로 올갱이국집이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지금은 상주집이 대를 이어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경북집은 토종새뱅이찌개, 경주집은 버섯찌개로 유명하다.
올갱이, 도토리, 쏘가리 같은 경우 과거에는 청주에서 많이 났던 것들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괴산, 보은, 옥천등의 충북일대나 강원도 지역에서 가져온다고 한다.
최교수는 충북지역의 향토음식에 대해 “충북지역은 과거로부터 좋은 산세에서 나는 산채나물들이 유명했다. 산채나물정식, 버섯찌개, 올갱이국, 도토리밥등을 대표적인 음식으로 꼽을수 있으며 지역별로는 진천 붕어찜, 옥천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 충주에는 사과요리가 유명하다” 며 또한 “충북지역에서 청주를 제외한 곳들은 향토음식으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나 청주지역에서는 아직 내세울만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주의 대표적인 음식에 대해 ‘삽겹살’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이는 처음으로 구공탄 로스구이를 한 ‘남들갈비’와 고추장 양념을 처음 시도한 ‘백로식당’이 시내 곳곳에 위치하며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2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백로식당은 지금 전국에 체인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연탄구이도, 고추장불고기도 전국적으로 보편화되는 추세고 와인삽겹살같은 신종삽겹살 체인점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마당에 ‘삽겹살’을 청주의 특성있는 먹거리로 보기는 식상한 점이 있다.

향토음식마을 만들어져야

이어 최교수는 “청주같은 경우 국제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는데 향토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편”이고 또한 “그 지역의 고유성을 살린 보편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들어 ‘전주 비빔밥’같은 경우도 이미 보편화작업을 거쳐 전주비빔밥의 맛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최교수는 지금 시민들이 인지하고 있는 향토음식에 대한 보편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작년에 충북도에 안건을 낸 상태.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보편화사업에 이어 추진되어야 하는 것은 ‘향토마을육성’이라고 강조한다. 대청호 주변에 올갱이국, 도토리묵같은 향토음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음식점들을 특화시켜 청주를 대표하는 관광마을, 향토마을로 조성해야 된다는 것이다.
최교수는 “작년에 직지향토음식경연대회를 개최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 주민의 인지도도 낮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 청주시의 직지문화개발사업은 음식문화부터 만들어 갈 수도 있다. 향토마을을 만들고 그릇마다 직지를 새기고, 벽마다 직지로 문양내고 여러아이템으로 향토마을을 직지로 코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직지떡등은 음식으로 직지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평동에서 40여년간 장을 담가왔다는 이규인(62)씨는 방울토마토를 이용한 20여가지의 향토음식을 개발했다.
청주시 평동 떡마을·장마을 “청주의 특산품은 ‘방울토마토 고추장’ ”
청주시 평동은 ‘떡마을 ·장마을’로 불린다. 95년에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에서 ‘향토음식연구회’를 만들고 충북지역의 향토음식기능보유자들이 모여 연구개발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전통떡을 만들어왔던 평동주민들은 자연스레 ‘향토음식연구회’ 회원이 되었던 것.
향토음식연구회는 그동안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개발요리들을 선보였다. 제천에는 약떡, 단양에는 마늘요리, 옥천에는 도리뱅뱅이, 영동에는 감과 포도요리, 음성과 괴산은 고추요리, 진천은 쌀요리, 충주는 사과요리가 있는 데 이는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음식들이다.
농업기술원 이희순 계장(46)은 “향토음식연구회는 충북의 ‘명가음식축제’라고 하여 2년에 한번씩 테마를 갖고 음식문화축제를 열고 있으며, 민족고유전통음식, 농산물 가공식품, 향토음식선물 등 때에 따른 주제로 축제를 열고, 평동떡마을 장마을에서는 일반 시민들을 위한 ‘고추장 담그기 행사’ 등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토음식연구회 도회장을 맡고 있는 이규인(62)씨는 평동에서 대대로 장을 담가왔다. 보리, 마늘, 호박, 귤, 토마토, 사과, 인삼, 밀, 감자, 고구마 등 못만드는 고추장이 없다는 이회장은 일반시민들을 위한 고추장 담그기 행사의 주인공이며 방울토마토를 이용한 토마토 식혜, 식초, 젤리, 고추장, 술, 케찹등 20여가지 상품도 개발해냈다. 이회장은 “5년전 변변한 특성이 없는 청주시 향토음식 개발을 위해 시설작물로 많이 나는 ‘방울토마토’를 이용하여 만들어 달라는 시장의 부탁으로 처음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얼마전 충북지역 향토음식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항토음식 충북의 맛과 솜씨’에도 이회장이 그동안 개발한 떡, 장류가 많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상품화는 되어있으나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소문을 듣고 오는 사람들에게 알음알음 팔고 있는 상태. 이희순 계장은 “그동안 평동이 그린벨트지역으로 묶여 있어서 제조판매가 용이하지 못했다. 그래서 사업장이 아닌 교육장으로 허가를 내고 교육위주로 운영해왔다” 며 “그러나 올해부터는 그린벨트해제로 다양한 판매경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터넷판매 활성화와 다양한 판로개척으로 청주시 평동에서 만든 토마토고추장의 맵지않으면서도 달콤한 장점이 청주를 알릴 수 있을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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