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대전 홈경기서 21년 선수생활 마감

충북 출신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송진우가 작별을 고했다.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09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전. 경기장을 찾은 관중의 시선은 불혹을 넘긴 한 노장 선수에게 쏠렸다. 그는 '한국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였다.

이날 송진우는 LG전에 선발 등판, 단 한 타자(박용근)만을 상대하고 마운드를 류현진에게 넘기고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지난 21년간 210승 103세이브 3003이닝 2048탈삼진 평균자책점 3.51의 눈부신 기록을 남긴 '한화맨'의 마지막 투구였다. 송진우의 통산 기록은 21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50이닝, 10승, 100탈삼진을 해야 하는 대기록이다.

◇ 화려한 시작

지난 1988년 1차 지명으로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송진우는 다음해인 1989년 4월12일 대전구장에서 롯데자이언츠를 상대로 첫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송진우는 9이닝 동안 34타자를 맞아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을 기록, 롯데 타선을 꽁꽁 묶으며 6대0 완봉승을 거뒀다. 이는 프로야구 5번째 데뷔전 완봉승이었으며, 송진우 이후 그 누구도 데뷔전 완봉승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해 송진우는 9승 10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2.81의 성적을 남겼다.

◇ 정상 정복

송진우는 지난 1997, 1998년 각각 6승 12패와 6승 10패를 기록하는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다. 1999년은 송진우의 재기 시즌일 뿐 아니라, 한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른 해이다. 그리고 한화의 중심에는 정-진-목(정민철-송진우-이상목)이 있었다.

정-진-목 라인의 중심이었던 송진우는 1999년 10월11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9회 2아웃까지 3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 팀의 2연승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발판을 놓았다.

송진우 역시 지난달 18일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통해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 살아있는 전설

지난해 6월6일 한화이글스와 우리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대전구장. 8회초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송지만의 방망이는 마흔네 살 노장투수 송진우의 공에 맥없이 돌아갔다. 송진우가 2000탈삼진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송진우는 데뷔 후 20시즌 640경기 2925.2이닝 1만2363타자만에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2000탈삼진을 기록했다. 또 그는 지난 4월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전에서 전인미답의 통산 3000이닝 고지를 밟으며 전설을 완성했다.

◇ 송진우는

그는 1966년 2월16일 증평에서 태어났다. 증평초 시절 조중협 선생님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한 송진우는 이후 세광중~세광고~동국대를 졸업했다.

지난 21년간 671경기에 등판한 송진우는 통산 11번의 완봉승을 기록했으며, 지난 2006년 8월29일 광주에서 열린 기아타이거즈전에서 200승을 올렸다.

그는 최고령 선발승(42세6개월28일·대 SK전), 최고령 구원승(43세1개월23일·대 두산전), 최고령 완투승(39세6개월23일·대 SK전) 등 각종 최고령 기록을 갖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00년 5월18일에는 광주에서 해태를 상대로 34세3개월2일의 최고령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송진우는 가족으로는 부인 정해은씨와 2남(우석·우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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