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임금체불 233억 근로자 고통 가중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추석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내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각종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민들은 물가는 올랐지만 수입은 오히려 줄면서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추석연휴가 예년보다 짧은 3일에 불과해 추석특수를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

도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재래시장, 도소매점 모두 연중 매출이 가장 높은 추석특수를 위해 구색을 갖춘데 이어 특판활동에 돌입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 상여금은커녕 밀린 월급이라도

지난 8월 말 현재 충북 도내 임금체불 규모는 1711개 사업장, 233억8800만원에 달한다. 도내에서만 5100여명의 근로자들이 임금체불로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해 같은기간 1965개 사업장, 4692명, 211억7900과 비교하면 임금체불 사업장수는 12.9% 감소했지만 근로자수와 체불액은 각각 8.7%, 10.4% 증가한 것이다.

특히 임금 체불 사업장의 상당수가 건설현장 또는 영세 소규모 업체로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으로 근근이 생활을 꾸려가는 근로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청주지역 모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A씨(41)는 "월급이 밀려 당장 생활도 어려운 상황에 추석까지 겹쳐 걱정이 많다"며 "추석전에 밀린 월급이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회사 사정이 좋아지지 않고 있어 독촉도 힘들다"고 푸념했다.

◇ 추석특수는커녕 먹고 살기도 힘들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틈바구니에서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재래시장과 중소 슈퍼마켓들은 추석특수는커녕 자포자기 상태다.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재래시장과 동네슈퍼는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매년 추석과 설 특수를 노리고 일찌감치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고객들이 대거 대형마트로 쏠리면서 재고가 쌓이고 자금압박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육거리시장 한 상인은 "예전 이맘때면 추석 대목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올해는 별다른 준비없이 평소같이 장사할 생각"이라고 밝혔고, 용암동 한 슈퍼마켓 주인도 "구색으로 과일과 선물세트를 조금 들여 놀 생각이지만 큰 기대는 않는다"고 말했다.

◇ 대형마트도 '예전같지 않네'

추석특수를 잔뜩 기대하고 있는 대형마트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추석을 한 달여나 앞둔 8월말과 9월초부터 선물세트 카탈로그 제작에 이어 제조업체와 금융기관, 거래고객 등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지난해 추석 또는 설 명절때 선물세트를 구매했던 사업장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선물자체를 없애거나 비용을 대폭 축소한 업체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이달초부터 전사 차원에서 추석 선물세트 특판활동에 돌입했지만 반응이 예전같지 않다"며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추석선물을 아예 없애거나 대폭 축소한 업체가 늘면서 매출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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