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장리유적 발굴 40주년…‘구석기인의 생활과 유적’ 발간

1964년 당시 연세대 사학과 조교였던 이융조 충북대교수(62)는 손보기 교수를 모시고 공주 석장리 구석기 유적을 발굴했다. 여기서 찍개·긁개·주먹도끼 등의 구석기유물들이 쏟아져 나와 세계 학자들을 놀라게 했고, 석장리 유적은 후에 한국 구석기문화 연구의 초석으로 평가 받았다. 이 때 평생 고고학에 몸을 바치겠다고 결심한 이교수는 2003년 석장리 유적 발굴 40주년을 맞았다. 이 기념으로 그는 ‘구석기인의 생활과 유적(학연문화사 刊)’이라는 방대한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 후 이교수는 청원 두루봉과 소로리, 단양 수양개, 구낭굴 구석기유적 등을 발굴하고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라는 주제로 지난 96년부터 국제학술회의를 열고 있다. 그리고 옥산 소로리에서 세계 최고(最古) 볍씨를 발굴해 다시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볍씨는 세계 최고라고 알려진 중국 강서성이나 호남성 동굴 유적보다 3000년이나 앞선 1만3000년전의 고대볍씨로 알려져 국내외 학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청원군에서는 소로리사이버박물관을 구축하고 실제 박물관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땅 파는 학자’로 유명한 이교수는 만날 때마다 “내가 미쳤지. 내가 왜 이런 것만 들여다보고 사는지 모르겠어”라고 하지만 그를 보려면 연구실보다 발굴현장으로 가는 것이 빠를 정도로 현장에서 산다.
‘구석기인의 생활과 유적’은 국내외 학자 80여명이 필진으로 참여한데다 원고를 영어로 쓴 뒤 국문 요약본을 붙여 세계 학자들이 연구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난 76년 충북대 교수로 부임한 이래 한국대학박물관협회장·한국박물관학회장·한국구석기학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고대학회장·ICOMOS-KOREA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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