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관계·가정불화로 인한 우발적 범죄 잇따라

술 취한 가정주부가 채무문제로 남편과 부부싸움을 한 뒤 집에 불을 내 32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도내에서는 최근 돈문제나 가정불화 등으로 인한 우발적 충동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20일 저녁 청주 탑동에서는 금전관계 등으로 쌓인 감정을 억제 못한 채 친구를 흉기로 찌르고 자신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이 또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가해자 투신 자살, 피해자 흉기 찔려 중상

20일 저녁 7시경 청주시 상당구 탑동의 한 아파트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나온 경비원(연모씨·64)은 아파트 출입구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주민 곽모씨(63·청주시 상당구 탑동)가 손으로 배를 감싼 채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를 했고, 구급차를 기다리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지나가는 승용차에 태워 청주 효성병원에 후송했다.

금전관계 등으로 감정이 쌓인 상태에서 살해할 마음을 먹고 친구인 곽씨를 흉기로 찌른 이모씨(62·청주시 흥덕구 봉명동)는 곧 바로 현장을 도주했고, 잠시 후 그는 아파트 지붕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아파트에 사는 주민(김모씨·27)는 “집에 있는데 밖에서 ‘꿍’하는 소리와 함께 집안이 흔들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집밖으로 나와 3-4층 사이 계단창문으로 내려다보니 누군가 출입구 지붕 위에 쓰러져 있어 119신고를 했고, 사실을 곧바로 경비실에 알렸다”고 말했다.

친구를 찌른 후 곧바로 도주했던 이씨가 아파트로 올라가 투신자살 한 것.

순간적 감정이 부른 ‘비극’

사건을 접수받은 동부서는 수사과장을 비롯한 10명의 형사가 현장에 출동 이씨가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10-11층 중간계단 창문레일에서 피해자를 찌른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발견했고, 근처 놀이터부근에서 흉기를 감쌌던 비닐을 수거했다.

경찰은 칼에 묻어있는 혈흔과 피해자의 혈흔 일치여부 확인을 위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사건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자 곽씨는 경찰에서 ‘그 날 저녁 승용차를 주차하고 출입구 쪽으로 들어서는데 이00가 갑자기 달려들어 ‘죽어라’하고 소리치며 준비한 흉기로 내 배를 찌르고는 황급히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결과 초등학교 동창사이로 친구사이인 이들은 건설업을 함께 해 오며 이씨의 거주지인 건물을 공동명의로 등기를 내고 이씨는 3층, 곽씨는 2층에 살만큼 사이가 좋았다. 그러나 이씨의 금전관계로 인해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게 됐고 공동명의로 되어있는 까닭에 4차례 유찰끝에 곽씨가 이를 4000만원에 경매 받게 되었다는 것.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씨는 낙찰가격(4천만원)에 다시 등기를 돌려 달라고 했고, 곽씨가 이를 거부하자 감정이 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에 이씨는 곽씨에게 전화를 해 ‘집수리를 해달라’고 요구했고, 곽씨가 이를 거절한 채 신경질적으로 나오자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살해할 결심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경찰은 이씨가 흉기를 미리 소지한 채 곽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옆에서 그가 귀가하는 것을 기다리다 곽씨가 출입구에 들어서자 갖고있던 흉기를 갖고 달려들어 오른쪽 옆구리를 한차례 찌르고 흉기를 든 채 출입구 쪽으로 도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10-11층 중간 계단창문에서 과도를 창문레일에 놓고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업을 같이 하며 평생을 친구로 지내온 사이임에도 돈 문제 등 순간의 감정으로 화를 참지 못해 이 같은 참극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최근 들어 경제불황의 장기화로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금전문제나 가정불화 등으로 홧김에 저지르는 강력범죄가 늘고 있다. 한번 더 생각하고 스스로 감정을 억제하는 것만이 막가파식 범행을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