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불구 경쟁 의식해 서로 눈치 살피기만

호황기 때 대형할인매장들이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이며 파생시킨 소위 ‘밤 11시 영업’ 후유증이 불황에 빠진 요즘 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돼 되돌아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밤 11시 연장 영업’을 포기하고 종전처럼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하는 방안을 내심 바라고 있지만 스스로 잡힌 덜미를 쉽사리 떨치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식의 눈치보기만 벌어지고 있는 것.

청주의 모 대형할인점은 “업체간에 죽느냐 사느냐는 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면서 1시간 연장영업이 유행처럼 번져 나간지 오래됐지만 갈수록 그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며 “최근 들어선 오히려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라고 했다.

1시간 연장영업으로 인해 기대되는 매출액 증가보다 전기료 등 매장운영비용과 직원들의 근무시간외 잔업수당(잔업수당은 1.5배) 등 지출비용이 더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는 것. 이런 현상은 물론 불황 때문인 데, 할인점 업계들은 “밤 11시 영업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1시간을 더 연장 영업하는 데 월 평균 500만∼1000만원 가량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더구나 일한 만큼 보람도 못 찾는 직원들이 종전 형태로 회귀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선뜻 결단을 못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할인점 업체에서는 오래 전부터 ‘밤 11시 영업’을 그만두려고 검토하는 등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동종업체간에 치열하게 벌어지는 경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폐장 전에 이뤄지는 ‘반짝 떨이’ 시간대를 찾는 자린고비형 쇼핑족들이 아직도 많은 등 고객과의 약속을 쉽게 저버릴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