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명분에 위협받는 노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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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살리기 명분에 위협받는 노동권
  • 김학철 기자
  • 승인 2009.08.26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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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10년 전보다 노동자 체감지위 10배는 후퇴”
지자체도 법도 노동자 외면, 강경대응이 분규 빌미 제공

“MB정권 출범후 노동현장에서의 느껴지는 사업주들에 의한 노동자들의 권익 침탈은 과거 10년 전보다 10배는 더 열악해진 것 같습니다” 충주음성민주노총 백형록 사무국장의 말이다.

경제살리기라는 명분하에 기업들에 대한 각종 규제간소화와 감면혜택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노사분규가 발생하면 행정기관과 경찰이라는 원군까지 등에 업은 사업주들이 근로자들의 권익을 무시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오히려 노동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시설폐쇄까지 치닫았던 중원실버빌리지 노조의 집회장면.
도내를 들썩거리게 만든 중원실버빌리지요양원사태, 건설기계노조파업사태, 단양시내버스노사분규, 큰바위얼굴재단 임금체불사태 등 최근 2년간 충북 북부권에서 벌어진 노동권익을 침해한 사건들이다. 공통적으로 사업주들이 노동3권은 물론이고 노동자들의 인권조차 배려하지 않아 발생했다.

충주시, 노사문제 뒷짐
보은복지재단이 18억여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시설건립과 함께 운영을 해왔던 중원실버빌리지요양원은 임금협상 문제로 지난해 7월 시설폐쇄까지 치달았고, 결국 올 4월 여명복지재단으로 운영권을 넘겼다. 이 사태에서 관리감독 기관인 충주시는 시민혈세가 들어간 시설물의 파행사태에 대해 적극적인 화해와 중재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해고와 시설폐쇄 속에서 생존권 투쟁을 해야 했던 종사자들은 작년 9월초 세계무술축제 기간에 집회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충주시의 시장면담 약속에 집회일시를 미뤘다.

하지만, 그 약속은 두 달이 지나도록 지켜지지 않았고 급기야 11월 중순 충주시청앞 광장에서 집회가 이뤄졌다. 이때도 김호복 시장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부시장 면담을 요청하며 청사를 들어가려 하는 와중에 경찰과 마찰이 벌어졌다. 회전문에 발이 끼인 참가자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출입문 옆에 비치해둔 화분이 파손되었다. 이 화분이 파손된 일로 민주노총 충주음성지부 김태수 의장을 비롯한 6명이 기소되어 재판중에 있다. 기소한 죄목만도 10개가 넘는다.

집회신고서를 내고 법절차에 따라 가두행진을 해도 경찰은 소음측정기를 들이대고 따라붙는다”. 백 국장은 법이 노사 양쪽에 형평성 있게 집행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노동자가 경찰의 출석요구에 1~2회만 불응해도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수배령을 내리면서도 사업주의 불출석에는 너무나 관대하다는 것이다.

음성정신병원, 현대굿모닝병원, 현대정신병원, 큰바위얼굴공원 등 큰바위얼굴재단을 운영하면서 현재까지 300여명(퇴직자 포함)의 병원 직원들에게 6개월에서 최장 1년까지 38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한 정근희 이사장의 경우 영장실질심사에조차 불출석했지만 체포영장이 아직까지 발부되지 않고 있다.

법도 사업주 편?
검경만 사업주에 관대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건설현장의 임대료 문제로 분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건설기계 표준임대차계약의 경우는 거의 유명무실하게 이행되고 있으며 오히려 분규를 더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토부 발주공사부터 표준계약서 정착을 위해 매월 산하기관에서 실태조사와 불이행시 고발조치 등 강력히 이행토록 기안이 된 것이지만, 지자체에서 적용되는 실태는 한심하기 그지없다. 충주시는 물론이고 충북도조차 건설현장의 표준임대차계약 이행권고는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실태조사를 벌일 담당부서조차 정리되어 있지 않다. 건설기계노조 충주지부에 따르면 충주시에 표준계약이 이뤄진 사업장은 단 한곳도 없다. 따라서, 정부가 건설기계노동자들과 합의해 발표한 표준임대차계약 이행지침이 오히려 이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분규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불성실한 정책이행과 사업주들의 태만한 계약체결 불이행이 원인이 된 건설기계노동자들의 표준계약서 이행 요구로 빚어진 분규현장에서 당하는 것은 노동자뿐이다. 지난 19일 건설기계노조 충주지회 간부 김모씨 등 5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의해 불구속 입건된 것이다.

최근 단양시내버스 분규사태는 사업주와 노동자들의 간극이 얼마나 벌어졌는가를 대변해 준다. 사업주의 노조원과 비노조원에 대한 차별이 정도를 넘어서 적개심으로까지 비쳐진다. 노조원 A씨는 올해 5월말 아내의 암수술 일정을 받아놓고 회사에 연가를 신청했지만 전날까지도 연가 인정을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또 다른 노조원 B씨는 7월 초 같은 노조원의 장례식 참석을 위한 연가마저도 거부당했다. 하지만 일주일 지난 뒤 비노조원인 동료직원의 근친상에는 사업주가 밤을 지샐 정도로 관심을 가졌다는 것.

백형록씨는 “우리 노동자들의 위법한 사실을 처벌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사업주들도 위법한 사실이 있다면 똑같이 처벌해 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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