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에서 ‘정신적 풍요’로 영역 확대, 녹색운동 부각
충북 13만 회원, 김장·연탄 나누기 등 궂은일 도맡아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7·80년대 농촌재건운동의 대명사 새마을운동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잘 살아 보세’식의 단순한 물질 운동에서 정신적 풍요를 지향하는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봉사와 녹색운동의 선봉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유신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근간 또는 관변단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순수한 민간운동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상대적으로 평가절하 됐던 새마을회의 활동이 지역사회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특히 충청북도새마을회는 12개 시군은 물론 154개 읍·면·동에 13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도내 최대 조직으로 오는 11월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국적 위상도 높아가고 있다.

지역사회 운동의 한 축 그린코리아

새마을운동의 변화를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것이 ‘그린코리아’라는 부제를 붙인 녹색새마을운동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이 농촌재건을 이끌었다면 21세기에는 녹색성장을 위한 지역사회의 선봉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충북도새마을회는 지난 7월 29일 청주 청남교 옆 수곡공원에서 이재창 중앙회장과 정우택 지사 그리고 회원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함께 해요! 그린코리아 녹색새마을운동 선포식’을 열고 실천을 약속했다.
이들은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가와 사회의 미래 비전이며 21세기 새마을운동의 최우선 과제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녹색생활화 확산 ▲4대강·하천 살리기 ▲지구온난화 방지 등 3대 분야를 선정해 구체적인 활동 지침을 마련하는 등 구체화 하고 있다.

가정이나 운전중 에너지 절약과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물 절약과 4대강·하천 오염 예방·정화활동, 탄소포인트 가입, 대중교통 이용하기, 1회용품 사용 억제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새마을회는 선언적 운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실정에 맞게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선정하고 설명회와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권광택 충청북도새마을회장은 “회원들에 녹색새마을운동의 추진 필요성을 홍보, 교육하고 유관기관 협조와 연대는 물론 녹색활동에 관심있는 지도자를 선발해 전문인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이 운동이 범도민운동으로 확산되도록 회원과 주민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철저한 평가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대회 성공으로 충북 위상 높인다

충북에 새마을운동 조직이 출범한 것은 1981년, 2년 뒤 청주에서 전국 새마을지도자 대회를 개최했다. 이때부터 새마을운동이 민간으로 이양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관 주도 행사였다.

2001년 충청북도새마을회가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순수 민간운동으로 전환된 뒤 가장 큰 행사가 충북에서 열리게 된다. 녹색운동을 전면에 내 건 새마을회가 그 첫 번째 전국 대회를 청주에서 개최하는 것.

오는 11월 중순 전국 새마을지도자와 국내외빈 6000여명이 청주체육관에서 녹색 새마을운동 실천을 결의하는 자리를 갖는다.
충북도새마을회는 올해 전국 대회를 유치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한껏 고무돼 있다.

새마을회 관계자는 “새마을운동의 그린코리아를 선포하며 지향점을 전환한 중요한 해가 올 2009년이다. 그동안 잘살아 보자는 물질 운동과 의식개혁을 함께 추진해 온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지향점을 선정해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때에 전국대회를 충북이 유치했다는 것은 새마을운동에서 지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회에 전국에서 새마을지도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만큼 충북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벌써부터 참가자들의 숙박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충북이 저탄소 녹색운동의 본산이 되도록 행사 준비는 물론 역량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마을운동은 미래 운동입니다”
권광택 충청북도 새마을회장

권광택 충청북도 새마을회장은 “그린코리아 녹색운동은 새마을운동이 잘살아 보자는 현재의  풍요에서 미래 가치로 지향점을 전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새마을 운동은 미래운동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온난화 등 재앙을 예고하는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동감하면서도 구체적 실천에는 소극적인 분위기를 새마을회가 나서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새마을운동은 빈곤의 굴레를 숙명처럼 지고 가야만 한다는 마이너스 사상이 아니라 가난했기 때문에 잘살 수 있다는 플러스 사상에서 출발한 것이다. 녹색운동 또한 사람이 망가뜨린 자연을 우리 스스로 되돌린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으로부터 출발해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13만명이 넘는 충북도새마을회의 조직력을 활용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김장김치나 쌀, 연탄나누기 등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것이나 지역의 크고 작은 일에 새마을회원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궂은일을 도맡아 왔다. 도민 10명중 1명에 가까울 정도로 단단한 조직력을 갖춘 새마을회가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마련해 선도하는 만큼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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