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4일에는 기분좋은 만남과 이벤트가 당신을 기다립니다.”
어느 인터넷 선물배달업체의 광고카피이다. 어느시점부터 매달 14일에는 특별한 이름이 정해졌다.
이성끼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발렌타인데이(2월 14일), 화이트데이(3월 14일)를 시작으로 4월 14일은 솔로끼리 모여 짜장면 먹는날, 솔로끼리 카레 먹는날 5월 14일, 키스데이 6월 14일, 7월 14일 실버데이(부모님께 은반지 끼고 만나는 날), 8월 14일은 커플은 산에 올라가고 솔로는 그린소주를 마시는 그린데이, 9월 14일은 포토데이, 10월 14일은 와인데이, 11월 14일은 오렌지 데이, 12월 14일은 허그데이…
그밖에도 많은 ‘~~데이’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기념일’을 만들어 주고 있다.
새로운 상품과 함께 빼빼로데이(11월 11일 ), 2%데이(2월 22일)와 같은 신종 기념일들이 새로 생겨나기도 한다.
상품 마케팅의 하나로 등장한 국적불명의 기념일들이 속속들이 날개를 달아가고 있는 셈.
한편 이러한 ‘기념일’들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롭게 변화하기도 한다.
온라인 안에서의 음성엽서, 이메일(e-mail), 선물보내기등은 이미 보편화되어가고 있고 해마다 톡톡 튀는 선물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지난 화이트데이에도 역시 신세대를 겨냥한 이색선물들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에스케이디투디(skdtod.com)는 신세대를 겨냥해 `멜로디 팬티'를 내놓았고,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auction.co.kr)은 접으면 장미꽃 송이지만 펼치면 붉은색의 예쁜 팬티로 바뀌는 이색 상품을 선보였다. 그 밖에 동전으로 스크래치를 긁으면 당첨금 대신 사랑의 메시지가 나오는 ‘러브복권’도 등장했다.
그러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확인받고자 하는 기념일들은 대부분 ‘상품’을 매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 대상층인 청소년들의 사행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초콜릿류와 사탕류 제조와 수입업소들에 대한 단속을 벌여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혐의로 N제과 등 22개 식품업소를 적발하고 관할기관에 행정처분토록 조치한 일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기념일을 맞는 우리의 ‘주체적인 자세’이다.
유통기한을 꼼꼼히 살펴보고 물건을 구입하는 것부터, 정해진 기념일을 따라가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나만의 기념일로 만들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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