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자 충북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여성정치세력화’라는 단어가 이젠 일반인들에게도 그다지 낯설지 않다. 그럼 왜 여성정치인가? 여성정치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과 관련되며 불평등과 억압이 없는 사회, 권력의 공평한 분배와 자아실현을 촉진하는 도덕적으로 정당한 생활방식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생태적이며 생명평화적인 가치, 생활공동체로서 가치와 성차를 인정하며 약자보호, 다문화주의를 받아들이는 것. 곧 생활정치로 이어지는 것이 여성정치이다.

여성이 정치를 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인 평등의 관점에서 평등한 참여이다. 또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여성인력을 활용해야 한다. 나는 현재 고질적인 한국정치의 부패를 해소하는 대체인력으로서 여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성평등을 통한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유럽 여성정치 선진국에서도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는 그저 주어지지는 선물이 아니라 여성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다. 우리의 여성정치세력화운동은 1987년 민주화헌법 개정당시 여성계가 성평등에 관한 구체적인 조항을 헌법에 삽입할 것을 주장하면서 부터다.

지금까지의 여성운동은 민주화에 주력하였다면 민주화 이후 사회 모든 분야에 평등한 참여를 통한 ‘여성의 세력화’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당시 ‘민주헌법쟁취 범여성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헌법에 성평등 조항을 명시하는 것은 물론 각종 법률을 성인지적으로 개정할 것과 평등한 정치참여를 위한 정치관련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의 제정 및 개정 등을 강력히 주장한바 있었다.

이후 1991년에 30년만의 지방자치 선거가 부활되면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의 여성단체가 ‘여성할당제 도입을 위한 여성연대’를 결성하여 여성할당을 위한 법개정 제도개선운동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여성정치네트워크’ 를 구성하여 정치지망생과 유권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여성지도자를 양성, 후보발굴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였다. 아울러 ‘맑은정치네트워크’에서 여성후보 102인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각 당에서 공천하도록 인력풀을 제공하는 활동 등을 시의적절하게 전개했다.

이러한 여성정치세력화 운동 결과 2004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여성할당 30%, 비례대표 50%를 각 당에서 당헌 당규에 명시함으로써 헌정사상 최초로 39명의 여성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이후 18대국회의원 선거에서는 41명의 여성의원을 배출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 여성들은 시대의 상황에 따라 민주화운동과 반폭력운동 등 여성인권 운동, 여성정치참여확대 운동을 전개하여 여성의 권익신장과 평등사회 실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들의 공과를 발판삼아 2010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강력한 범여성 연대로 여성들의 힘을 발휘하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동안 여성의 수적인 정치세력화를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부터는 질적인 여성정치의 대표를 발굴, 지역살림을 맡을 후보를 검증하여 의회로 보내고, 의정활동을 모니터해야하는 지속가능한 활동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현 정부의 부자중심 비민주적 국정운영을 심판하는 계기가 될 2010 지방선거에서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이뤄야 한다. 정치청렴도가 높은 나라는 여성정치인이 30% 이상 된다. 그 만큼 여성이 깨끗하다는 반증이다. 여성들의 정치참여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제 여성들이 정치혐오에서 벗어나 집안살림을 잘 하듯 지방 살림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생활정치에 참여할 때다. 지금 지역에선 작지만 큰 움직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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