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봉산, 계명산, 장미산, 삼등산 등 8개 명소 지정
두무소 등 아름다운 비경과 흥미로운 얘깃거리 풍부

길어진 장마와 동해안 냉수대로 인해 여름휴가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여름이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충주 인근의 명소 8곳을 소개하여 아쉬움을 달래고자 한다.

충주로부터 반경 1시간 이내의 거리에는 국립공원 월악산, 소백산 등 유명한 명산 명소가 많아 여름철 피서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충주8경은 짧은 시간으로 한적한 피서를 할 수 있는 곳들로서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중원문화의 발상지로서 많은 전설과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계명산, 탄금대, 중앙탑, 두무소, 장미산, 목계진, 삼등산, 금봉산 등이 충주8경이다.

제1경 계명산(鷄鳴山)은 원래 지네가 많아 닭 한 무리를 풀어놓으니 지네가 다 없어지고 닭이 부쩍 늘었다 해서 계족산(鷄足山)이라 칭해지던 곳이다. 동편으로는 충주호와 크고작은 산들이 펼쳐져 한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듯 하고, 서편으로는 충주시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대작 드라마의 컴퓨터그래픽을 보는 듯한 환상에 빠져들만 하다. 계명산 동편으로 이어진 충주호수로는 무더위를 날려버리기엔 충분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이고, 지봉인 심항산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계명산 마즈막재에서 내려다보는 일몰은 한편의 영화와도 같다.

제2경 탄금대(彈琴臺)는 충주시 칠금동에 위치하며 대문산이라는 야산을 일컫는다. 신라시대 가야 망명인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라 하여 탄금대라는 지명이 생겼고, 서편으로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그 소리가 들렸다 하여 청금이란 지명도 있다. 임진왜란 때엔 신입장군과 관병 8천이 고니시 유키나와와 가토 기요마사의 왜병 2개 군단을 맞이해 배수지진을 치고 결사항전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남한강과 달래강의 물결이 거칠게 합류하는 합수머리로 태극길지로 통하는 곳이다. 명승지로 지정되어 있고 울창한 소나무 숲 속 벤치에 앉아 멋진 조형예술작품들을 감상하다보면 한여름 무더위도 절로 잊혀진다.

제3경 중앙탑(中央塔)은 충주시 가금면에 위치한 국보6호인 중원 탑평리 7층석탑이다. 중앙탑 공원은 충주박물관, 수석전시관, 리큐리움(술박물관)과 수경분수, 수변음악당 및 각종 체육시설들이 그림처럼 배치된 곳이다. 독특하고도 맛있는 음식점들이 성업중인 대표적 관광지다. 반경 2~3킬로미터 안에 국보205호인 중원고구려비를 비롯해 누암리 고분군과 다인철소 등의 역사유적지가 산개한 가금면은 중원문화의 심장인 곳이기도 하다. 고구려천문과학관 또한 최근에 문을 열어 아이들을 데리고 한여름 무더운 휴일 하루를 유익하게 보낼만 한 곳이다.

제4경 두무소(杜舞沼)는 금가면 하담리 두담마을에 위치한 강섬이다. 이곳은 정유재란 때 명나라 이여송의 책사이자 명풍수사였던 두사충(杜師忠)이 길지를 찾은 기쁨에 춤을 춘 곳이라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충청북도에서 간행한 『전설지』에 따르면, 이여송과 두사충은 항상 명산대천에 대한 비혈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는데, 어느 날 두사충이 금가면 두담마을에서 강심에 있는 섬자리에 올라 서편을 바라보다가 눈을 뗄 줄을 몰랐다.

자신이 찾던 비선혈을 강 건서 장미산 기슭에서 발견한 기쁨에 지필을 꺼내 그림을 그리고 너무도 기뻐 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한다. 하지만, 강을 건너가 본 두사충은 조선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는 명당이 아닌 그저 평범한 평지에 불과함을 알고 실망해 돌아갔다 한다. 이곳은 강물에 비치는 고요한 달빛이 특히나 아름다운 곳이다.

제5경 장미산(長尾山)은 충주시 가금면 가흥리와 장천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전설에 따르면 삼국시대에 장미와 보련이라는 두 남매가 성 쌓기 내기를 해서 남동생인 장미가 쌓은 성이 이곳이었기 때문에 장미산성이라 하고, 누이가 쌓은 성은 보련산성이라고 했다. 지형 또한 길게 꼬리가 늘어져 남한강을 감싸 안았다. 높이는 불과 300여 미터 밖에 되지 않지만, 주위에 높은 산이 없고 조망이 뛰어나 지형적으로 산성이 위치할만한 조건을 갖췄다.

제6경 목계진(牧溪津)은 목계나루와 별신제가 열리는 곳이다. 이곳은 조선 세조1년에 가흥창이 설치된 이후 1930년 충북선 철도가 개설되기 전까지 내륙 운송의 중심지였다. 수운의 중심지로서 충청내륙은 물론이고, 영동, 영남일부지역까지 조세를 걷어 이곳을 통해 서울까지 운송했다. 별신제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뱃길이 무사하고 장사가 잘 되길 기원하던 민속 의례로서 현재도 매년 음력 정월 또는 사월 초파일을 전후해서 별신굿을 재연하고 있다.

제7경 삼등산(三燈山)은 천등, 인등, 지등산을 일컫는다. 천지인 사상을 지명에 반영한 것으로 유의해야 할 것은 북쪽에서부터 천지인이 아니라 천인지다. 사람이 땅 위에 있고 하늘 아래 있음을 구현한 것이다. 많은 풍수인들이 최근 동서고속도로 건설 및 박달재터널 개통 등으로 지맥이 끊길 것을 우려하면서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제8경 금봉산(錦鳳山)은 봉황이 살았다고 전해지며 충주의 주산인 남산이다. 충주시민들이 가장 즐겨찾는 등산코스로서 숱한 전설과 유적이 산재해 있다. 대림산성과 더불어 대몽항쟁의 격전지로 논란이 있는 충주산성은 전설

에 따르면, 삼한시대 죄를 지어 천제로부터 쫓겨난 마고선녀가 그 벌로 7일만에 쌓은 성이라 해서 마고산성이라고도 했다. 성격이 괴팍했던 마고선녀는 앙심을 품어 수구문을 천제가 있는 서쪽을 향해 뚫었다고도 한다. 국내 유일하게 수구문이 서쪽으로 뚫려있는 성이다. 또한, 남쪽 호암직동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원효대사가 지은 창룡사가 있다.

이밖에도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충주8경 못지않는 관광명소로서 수안보면 미륵리와 문경시 관음리를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계립령)와 이류면 문주리의 수주팔봉의 경치 또한 수려하다. 충주시 관계자는 “충주는 중원문화의 발상지로 관광명소가 많다”며 “휴가철 충주8경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뜻 깊은 관광이 되도록 안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