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문진단 사무총장 인선에 때 아닌 '인사열풍'
이동주 도시관리국장 내정… 이충근 서기관 '0'순위

▲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청주시 김동관 복지환경국장(왼쪽)과 (주)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관리 대표로 영입된 곽승호 도시관리국장.
청주시가 때 아닌 인사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시는 당초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임기 5개월여를 앞둔 문화산업진흥재단 김종벽(60) 사무총장이 청주시와의 이견을 이유로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후속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김 총장의 후임으론 김동관(57) 복지환경국장이 자리를 옮겼다. 정년을 2년 6개월이나 앞둔 김 국장의 신임 사무총장 인사 발령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한 내부 포석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잔여임기 5개월여를 앞둔 곽승호(59) 도시관리국장까지 (주)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관리 대표이사로 전격 영입되면서 때 아닌 인사 열풍이 불고 있는 것.

8월초 제주도에서 일주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남상우 청주시장은 지난 12일 "청주공예비엔날레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더 이상 사무총장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 없다"며 김 국장의 내정사실을 밝혔다. 남 시장은 "김 국장이 문화예술 분야에 감각이 있고 성실해 발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명예퇴직을 신청한 곽 국장의 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관리 대표이사 영입사실도 밝혔다. 이를 두고 내부 공직사회는 후속인사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외부에선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이다. 청주시 출연·출자기관이 여전히 고위공직자의 정년 연장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

문화·예술분야 전문가와 전문경영인(CEO) 등 외부공모 절차에 대한 아쉬움이다. 이에 대해 남 시장은 "외부인사 영입도 검토했으나 시 조직의 활성화 등을 위해 내부발탁을 결정했다"며 "명예퇴직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사무총장으로 임명할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 명예퇴직을 신청한 이들 국장에 대해 시는 보통 2주에 걸쳐 신원조회를 통해 결격사유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빠르게 진행했다. 퇴임식은 21일 예정되어 있지만 이번 주 중 정식 발령을 낸다는 계획이다. 아무튼 이들의 명예퇴직으로 청주시 공직사회는 온통 후속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말 정기인사도 앞두고 있지만 청주.청원 행정구역 통합시가 출범할 경우 2개월여 간 인사가 동결되는데다 시기를 놓치면 승진인사가 영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 일단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였던 도시관리국장으론 이동주(56) 도시계획과장이 내정됐다.

17일 시청 브리핑룸을 찾은 남상우 청주시장은 21일자로 명예퇴직한뒤 (주)청주테크노폴리스자산관리 대표로 자리를 옮긴 곽승호 도시관리국장의 후임으로 이 과장이 내정된 사실을 전했다. 김동관 복지환경국장 후임 인사는 18일 다면평가를 통해 21일 발표하기로 했다.

사실 이 과장의 도시관리국장 내정은 예정되어 있었다. 토목직에 대한 직렬안배에다 자타가 공인하는 도시계획전문가로 흠잡을 때가 없기 때문. 더구나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학구파로 두루 능력을 겸비한 인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후보군에 올랐던 최정숙(55) 도시정비과장에 대한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사무관으로 제일먼저 승진하고도 4차례의 고배를 마셨다. 건축직 간판으로 탁월한 업무능력과 조직 장악력을 인정받아 왔지만 최종 선택에서 제외되면서 더이상의 승진기회를 잡지 못할까 하는 우려다.

여기에 청주시 최초의 여성 서기관이란 기대치가 허물어지면서 상실감도 큰 상태. 반면에 승진 대상자에 올랐던 남용우(56) 도시개발과장은 여유로운 상태다.
남 과장은 연말 정년을 앞두고 있는 김원석 상수도사업본부장의 후임 인사로 거론되면서 이번 인사에서 한발 비켜서 있었기 때문.

김동관 국장의 명예퇴직으로 생긴 행정 서기관 자리엔 이충근(53) 총무과장이 영순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후보군에 오른 김동락(57) 감사관, 정휘만(57) 자치행정과장 등도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연말 권병홍 문화예술체육회관장과 남봉익 기획행정국장이 정년을 앞두고 있어 결국 차례대로 승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심리 때문이다.

하지만 강대운 서기관이 연말 교육을 마치고 복귀하는 터라 미리 승진 하지 못할 경우 1명은 영영 승진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남상우 청주시장은 "폭 넓은 여론 수렴을 통해 결정했다"며 "청주·청원 통합이후 도시계획전문가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건축직보다는 토목직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누구나 향유하는 문화예술 토양 일굴 터”
신임 김동관 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34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청주시 출연기관인 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김동관(57) 복지환경국장. 그는 "문화예술분야 전문성은 없지만 문화예술인들이 씨앗을 뿌릴 수 있도록 토양을 다지는 일을 하고 싶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마디로 누구나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문화사업의 꽃을 피우고 싶다는 얘기였다.

김 국장은 "임기가 2년 6개월이나 남았고 휴가기간 갑작스런 제의에 가족회의까지 할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다"며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미련 없이 공직생활을 했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어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행정학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사 2급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사이버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년을 취미생활로 터득한 섹소폰과 사물놀이 연주로 시설봉사나 하려던 생각이 조금 늦춰지는 듯 해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사실 신임 김 사무총장은 짧지만 청주시 문화예술체육회관장을 6개월간 하면서 1층 갤러리를 설치하고 청주예술의 전당 처마를 앞으로 빼 관람객들의 쉴 공간을 마련하면서 인정을 받기도 했다. 더구나 서화, 사진, 섹소폰, 사물놀이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기획한 테크노폴리스 힘 보태 기뻐"
신임 곽승호 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관리 대표

청주시 곽승호(59) 도시관리국장이 (주)청주테크노폴리스 자산관리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정년을 4개월여 앞두고 37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된 곽 국장은 남다른 감회를 피력했다.

(주)신영이 제안하고 자신이 기획한 청주테크노폴리스 첨단산업복합단지를 완성하는 일에 자신의 여력을 보태게 돼 기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청주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테크노폴리스 326만㎡(99만여평)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음을 시인했다.

수도권 규제완화,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이전기업들의 투자가 불확실하기 때문. 이런면에서 자신의 역할을 기대한 (주)신영이 자신을 영입했는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곽 국장은 "시장의 인사발령이 아니라 엄격히 따지면 자산관리의 투자자인 (주)신영과 산업은행, 대우건설의 영입인사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그는 공영 도시개발을 위해 청주시가 20%를 출자하고 (주)신영 등 7개 회사가 출연한 청주테크노폴리스의 당연직 대표이사로 돼 있었다. 이는 시행사에 해당하고 이번에 자리를 옮기는 곳은 집행부(시공사)에 해당하는 자산관리 법인의 대표이사라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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