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후보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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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후보를 보고 싶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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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음성·단양의 재·보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정치허무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후보를 비롯한 관계자 외에는 냉소적인 게 사실이다. 날씨는 추워지고, 경제는 끝도 없이 추락해 사는 게 당장 걱정인 사람들에게 선거는 ‘강건너 불구경’ 일 수도 있다. 대표를 잘 뽑아야 지역도 살고 경제사정도 좋아질 거라는 이야기가 이런 사람들에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겠는가.

어쨌든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 이 시점에 도내 여러 군데에서는 ‘10·30 재·보선’이 치러진다. 그런데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후보들이 말하는 ‘출마의 변’에 대해서는 ‘시비’를 걸고 싶다. 이들이 출마하는 이유로 둘러대는 것은 대체로 ‘지역주민들이 원한다’ ‘지역에 봉사하고 싶다’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지역주민들은 상대방이 출마하기를 원한 적이 없고, 주민대표가 됐다고 봉사하는 사람도 거의 보지 못했으며. 유권자들의 심판에 응해 흠잡힐 데 없을 만큼 인격적으로 훌륭한 후보도 없다. 그래서 자신이 군수나 군의원, 혹은 도의원이 되어 주민들의 대표로 군림하고 권력을 휘둘러보고 싶다는 말이 오히려 솔직할 것이다.

증평군수와 군의원 선거에는 유례없이 많은 사람들이 출마했다. 5명을 뽑는 군의원 선거에는 무려 24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군수선거에는 4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이들 중 증평군이 독립 자치단체로 출범하는 데 기여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모씨는 증평이 괴산군으로 통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오히려 군 승격에 재를 뿌린 인물로 당시 회자됐다.

“그런 일은 왜 벌이냐”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핀잔을 들어가며 ‘증평시민회’라는 시민단체가 자치단체 승격 과제를 안고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오늘날 주민대표가 되겠다고 나온 사람들은 무엇을 했는가. 일일이 묻지 않아도 그들은 ‘1인분의 행복’을 위해 뛰었을 것이다. 후보중에는 증평군 설립이 가시화되자 그 때부터 사회단체 대표를 자처하며 힘을 보태겠다고 나온 사람들이 있었다.  한마디로 ‘밥상이 차려질 기미가 보이자 숟가락들고 덤빈 꼴’이다. 결국 막바지에 국회의원 만난다, 행자부 관리 만난다 하면서 증평군 승격에 나선 몇 몇이 소문대로 현재는 후보가 되어 증평군을 누비고 있다.

그래서 생긴 말이 있다. ‘애쓴 사람 따로 있고 따먹는 사람 따로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여성들은 도의원 비례대표 1순위를 여성에게 주라고 각 정당에 요구했다. 상당히 많은 여성들이 목적달성을 위해 뛰었고 ‘기적처럼’ 한나라·민주·자민련이 여성을 1순위에 배정했다. 충북도내에서도 이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여기서도 이 말이 적중했다. 어느 분야든 그럴테지만 ‘죽어라고’ 애쓴 사람과 이에 대한 혜택을 받는 사람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우리는 이렇게 종종 본다.

후보들은 차라리 솔직했으면 좋겠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군수와 군의원 선거에 얼굴을 내밀었고, 일부 앞서가는 사람들이 제도개혁을 외칠 때자신은 일신상의 편안함만 추구했다고 털어놓는 후보를 보고 싶다.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당당하게 심판받는 후보가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가식없이 솔직하게 시인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찬바람은 불고 겨울은 가까이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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