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 호랑이 사육사 박기성씨
보름전 태어난 ‘가을’ ‘하늘’이 인공포유하느라

24시간 동물원에서 숙식청주동물원에 소속된 청주시 공무원 박기성씨(54)는 ‘호랑이 아빠’로 통한다. 7년 전인 1997년 청주동물원이 개장한 이래 지금까지 호랑이 사육을 홀로 전담하고 있는 데다 새끼들이 태어나기만 하면 인공포유(사람 손으로 우유 먹이기)까지도 그가 다 맡아 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 박기성씨에게 요즘 즐거운 ‘사건’이 일어났다. 보름 전인 9월 30일 청주동물원에서 귀여운 새끼 호랑이 두 마리가 태어난 때문이다. 그는 “요즘 들어 동물원에서 먹고 자는 ‘24시간 불침번’의 막중한 임무가 다시 주어졌다”며 “청주동물원에 온 후 다섯 번째 경험하는 비상근무인 셈”이라고 말했다. 즉 청주동물원내 호랑이 가족이 2세를 낳는 경사가 이번으로 다섯 번이나 된다는 것이다.

“동물원에 있는 12살 된 어미 호랑이 ‘백아’와 아비 호랑이 ‘용호’ 사이에서 새끼 호랑이 두 마리가 태어난 이후 제가 직접 새끼들을 하루에 여섯 번씩 포유해 주고 있습니다. 포유 자체야 힘든 일이 아니지만 수컷 ‘가을’이와 암컷 ‘하늘’이에게 매 4시간마다 먹이를 거르지 않고 주기 위해 바짝 신경써야 하는 게 번거롭다면 번거로운 일이지요.”

호랑이 아빠 박씨는 “가을이와 하늘이가 지금까지는 정상발육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을 걷지 못하고 있다”며 “걸음걸이가 가능해지는 생후 1개월 이후의 상태를 살펴보아야 이들이 건강한 호랑이로 클 수 있을 지 최종판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가을이와 하늘이의 인공포유를 위해 동물원에서 코 앞의 거리에 있는 그의 집(탑동 소재)을 놔두고 동물원에서 모든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90년대 들어 뒤늦게 기능직 공무원으로 청주시청에 들어온 박씨는 일반 사무를 보다가 청주동물원이 개장하자 전격 차출됐다. 고등학교(진천농고)때 전공이 ‘축산’이었다는 점이 이유였다.

“남매 모두 건사시키고 인생 후반부에 들어 동물들과 함께 지내는 삶이 내겐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는 박기성 씨는 “새끼 호랑이들이 나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면 피곤함을 느낄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가을이와 하늘이는 포유기간이 끝나는 3개월 뒤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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