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는 바이오 도지사와 부지사가 있어왔습니다. 입만 열면 "바이오, 바이오" 하다 보니 어느 촌로께서 "뭘 그리 봐요" 하더라는 우스개까지 있었습니다.

충청북도가 전략산업으로 바이오산업 외길을 내디딘 것이 어언 15년 전의 일입니다. 타 지역에서 밀라노프로젝트니 광(光)산업이니 하며 천문학적 투자를 할 때나, 아시아문화중심도시니 역사문화중심도시니 하며 조 단위의 돈을 끌어갈 적에나, 충북은 애오라지 BT 외길을 추구해 왔음은 모두가 잘 아는 일입니다.

역대 정부에서 권역별 산업특성화정책을 수립할 때도 충북은 IT, BT 그중에서도 BT가 최우선이었으며, 최근에도 '5+2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세부 프로젝트'를 확정 발표하면서 의약 바이오와 뉴 아이티(New IT) 산업을 충청권 선도산업으로 포함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1994년부터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온 충북의 바이오산업은 약 300개 바이오 관련 기업 중 절반가량이 오송·오창을 중심으로 몰려 있고, 1997년 유일하게 국가보건의료산업단지로 지정된 '오송생명과학단지' 조성으로 한층 더 구체화 됐습니다.

현재 국립독성과학원, 식품의약품안전청,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6개 기관이 내년 12월까지 이전을 목표로 건설공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61개 바이오 관련 기업이 입주계약을 체결하고 속속 공사 중에 있습니다. 또한 BT 대학원, 고려대 의생명공학 연구원, 인체자원 중앙은행, BT 종합정보센터, 신약제제 상용화센터, 천연물 신약 개발센터 등 바이오 연구 지원시설도 들어서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두말할 것도 없이 '오송'에 조성해야 마땅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어디 그뿐입니까. 청주국제공항과 KTX, 고속도로망 등 전국 어느 곳에서든 1시간대 접근이 가능하고, 이미 모든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진 데다 유수 제약회사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연구기관이 들어서 있는 인근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연계한 오송단지를 입지로 결정할 경우 초기 시설투자비 8000억원 중 최대 5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으며, 공정기간단축은 또 얼마입니까.

국내 최고의 BIT 클러스터인 '오창과학산업단지'는 충북의 바이오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 줍니다.

이곳에는 녹십자, 유한양행 등 제약회사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KT그룹데이터센터,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 등 연구·지원기관이 밀집해 있습니다. 특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평가센터(LMO), 국가영장류센터, 바이오의약연구소, 미니돼지연구센터 등 바이오분야 연구개발과 산업화 지원을 위한 11개 연구시설을 운영할 예정이어서 향후 본격 가동될 오송생명과학단지 연구기관과 함께 바이오산업을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바이오산업에 관한 한 충북이 아니고서는 성립될 수 없고, 경쟁이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모라는 이름으로 지자체들이 무한경쟁으로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비생산적 소모적 경쟁으로 피를 흘리게 하는, 정부의 의도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오송'이야말로 산·학·연·관이 연계된 국내 유일의 바이오 전문단지임을 정녕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인지, 정부는 분명히 해야 할 것임을 명토박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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