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의원 반발 등 내우외환 시달려

자유선진당이 미디어법 국회 처리 이후 심각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초 창당 이후 소수정당으로서 국회에서 끊임없는 부침을 겪어왔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선진당 일각에선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자칫 내년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쳐 존폐의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런 목소리도 나온다. 선진당의 고민은 단일 사안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정치 상황이 얽히면서 발생한 복합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선진당은 세종시법 6월 국회통과 무산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를 ‘줄타기’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무릅쓰고 충청 최대 현안인 세종시법 국회통과를 위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지만, 마땅히 얻은 결과가 없다보니 선진당은 원망과 비난의 화살이 돌아올 수 있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미디어법 처리 과정 이후 돌변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태도 역시 선진당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미디법 처리 과정에서 선진당이 보여준 한나라당과의 공조는 ‘세종시법 관련해선 영원한 아군’으로 생각했던 민주당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나라당도 미디어법 처리 이후 세종시법에서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선진당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선진당 내부의 출렁임도 부담이다. 미디어법 처리과정에서 택한 한나라당 손을 들어준 선진당의 태도와 법 처리 이후의 ‘침묵’에 대해 일부 당 소속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위원인 김창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직 사퇴의사를 밝혔고, 이상민 정책위의장도 방송법 재투표에 대해 "부결이 확정됐는데도 표결 불성립 선언 및 재투표 선언을 한 것은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규정했다.

선진당은 이처럼 복잡해지는 당 내외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회창 총재는 당 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당 내에서 자신의 의견 말하는 것이 민주적인 정당이다. 이를 두고 분열, 내홍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또 당 차원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며 6월 국회통과 무산에 대한 책임의 화살을 돌리는 한편, 지역 투어에 돌입해 세종시법 9월 국회통과를 위한 힘모으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선진당의 한 의원은 “정치도의를 포기한 거대 여당과 야당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묻는 한편으론 소수정당으로서의 한계를 절실히 느낀다”며 “선진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6일까지 휴가에 들어간 이회창 총재도 이 같은 고심의 해답을 찾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정기국회와 10월 재보선, 내년 6·2 지방선거의 빡빡한 정치 일정 속에서 당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구상에 골몰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이 총재가 향후 예상되는 정치권 변동의 흐름에서 선진당의 위상과 입지를 높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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