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성, 4천개의 촛불은 남북통일염원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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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성, 4천개의 촛불은 남북통일염원 담고…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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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맞이 ‘도원성 탑돌이 남북통일 기원제’

충북괴산군 청천면 도원성 도원리. 이곳의 지명은 아득한 옛날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적인 명승지 ‘무릉도원’과 그 이름이 똑같다. 그리고 이곳 도원(桃源)리를 지나 5분거리에는 무릉(武陵)리가 있으니 이곳이 정말 무릉도원(?)이었나 하는 생각이 미치기도 한다. 고려시대부터 전해내려온 이름이라고 하니 아마도 우리네 조상들은 도원리를 비껴흐르는 맑은 강과 산세를 두고 이곳이 바로‘무릉도원’이라 고 생각했나보다. 지명에서 느껴지는 신비감때문이었을까, 내심 도원리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것만 같다.
도원리를 찾는 길에 처음 마주한 것은 길 가장자리에 하나하나 놓여진 초들이었다. 차로 이동하여도 몇분간 꺼지지 않고 있으니 짐작컨대 3~4km정도의 길이 인 듯 싶다. 추운날 일일히 pt병을 자르고 그 안에 초를 넣은 손길이 수고스러웠을 것으로 짐작됐다.
그러나 초를 세우는 이유와, 초의 갯수까지도 모두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불을 밝히고 있는 초들의 수는 대략 4천개. 이 초들은 이 날 4천만 백성의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고 훨훨 타오르고 있었다.

도원성 탑돌이 남북통일기원제

도원리, 해마다 이곳에서는 정월 대보름때쯤 ‘도원성 탑돌이 남북통일기원제’가 열린다.
올해로 11년을 맞는 이 행사는 도원성미술관 관장인 고승관교수(홍익대 조치원캠퍼스 조형대학장)와 도원리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열고 있는 정월대보름 행사이다.
정월대보름날은 예로부터 새해의 첫보름을 기념하여 동산에 올라 보름달을 맞이하고 소원을 빌었다. 또한 달집태우기, 쥐불놓이, 다리밟기 놀이들을 하며 액운을 물리치고 풍년이 들기를 기원했다. 이 때는 8월 대보름과는 달리 일손도 한가한 때라 오곡밥을 지어 먹으며 이웃간의 정을 두터이 하는 날이다. 귀밝이 술을 마시고, 잣·호두·땅콩등을 깨물며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올해 이행사는 정월대보름 전날밤인 25일 오후 5시에 주민들의 안녕과 민족통일을 기원하며 지역주민들과 전국의 예술인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풍물패 ‘신명’의 장단에 맞추어 도원성 미술관 인근 피거산에 올라가 216개의 돌탑주위에 초를 놓아두고 소원을 비는 탑돌이 행사를 시작으로 ‘달집태우기’, ‘남북통일 기원제’, ‘시낭송’, ‘소지올리기’, ‘대북공연(풍물패 신명)’,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이어 노래자랑까지 열려 지역민들의 흥을 돋웠다.

지역문화로 자리잡은 도원성탑돌이

충북학연구소에서 펴낸 ‘충북의 민속문화’에 의하면 “탑돌이는 불교의식의 하나로 절 주도로 행해지는 경우와 민속놀이처럼 스님과 신도 일반 마을 사람들이 참가하는 민속연희가 있다. 탑돌이는 원래는 자신의 소망을 은연히 기원하는 것이었으나 재가 이뤄지면서 많은 사람이 몰리게 되고 자연히 참가한 사람들이 모여 무리를 이루며 탑돌이를 하게 된 것이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충북도내에서는 보은지역의 ‘속리산 법주사 탑돌이’가 그 한 예로써 이젠 민속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괴산지역의 경우 다른 곳에 비해이렇다 할 세시풍속이 전해내려오지 있고 않다. 이런 가운데 도원성 탑돌이 축제는 지역민 주체로 새롭게 지역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가 주로 이벤트성, 단발성 행사로 끝나기 쉬운 실정에 꾸준히 십여년을 지켜온 도원성 탑골 축제 뒤에는 사실 16년전 이곳에 터를 잡고, 인근 피거산에 돌탑을 쌓아올린 고승관 교수가 있다. 고 교수는 16년동안 216개의 돌탑을 쌓아올렸다. 그는 “나는 죽는 그날까지 탑을 쌓고 ‘도원성 탑돌이 행사’를 열 것이다. 지금의 내 목표는 500개의 돌탑을 쌓아올리는 것과 도원성을 예술공원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천여개의 초를 일일이 정성스레 세운 손길들은 남서울대학교 유리조형연구소 고성희교수와 학생 20여명. 이들은 행사 10일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날을 새며 초를 세웠다고 한다. 벌써 7년째 초를 세우고 있는 이들은 올해는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행사직전까지 초를 세우고 또 세웠다고 한다. 이처럼 돌도 쌓고, 초도 쌓고, 도(道)도 쌓는 곳인 도원성 탑골, 도원성 탑골은 이제 괴산의 또다른 ‘자연’으로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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