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건조실 화가, 국내 최다작 화가 꿈도

화가와 댄서. 서로 어울리지 않는 분야다. 담배건조실 작품으로 유명한 신재흥 화백이 댄서가 됐다. 51세의 화가인 그가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를 춤추는 모습은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일이다.

제 10회 음성품바축제 준비위원장이었던 신 화백은 축제 무대에 올릴 공연을 섭외하기 위해 한 댄스학원을 찾았다. 섭외 당시 축제를 마치면 춤을 배워보겠다는 학원장과의 약속이 방송댄스(대중가요를 부르는 가수들이 추는 춤을 통칭)를 배우게 된 동기다.

방송댄스를 시작한 지 3개월째. 벌써 4~6곡의 방송댄스를 배웠다.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 채연의 ‘흔들려’ 등은 이미 마스터했고, 요즘은 클론의 도시탈출을 배우고 있다. 신 화백은 “아직 마스터했다고 볼 수는 없고, 흉내만 내는 수준”이라고 겸손을 떨지만, 김지숙 강사는 “어린친구들 못지않게 잘하는 편”이라고 추켜세웠다.

댄스학원의 청일점이자 최연장자인 신 화백의 댄서에 대한 순정은 20~30대 젊은 여성 댄서들 못지않다. 춤은 사람의 마음속에 내재된 예술의 혼과 끼를 살려낸다는 그는 댄서의 순정을 가진 화가이다.

신 화백은 오로지 그림만 그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몇 해 전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방황하던 때 무언가 열정을 쏟을 곳이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춤이었을지도 모른다.

줄곧 서울에서 활동하던 신재흥 화백의 대표작이 ‘담배건조실’이다. 전형적인 당시 시골 풍경인 담배건조실을 그가 어떻게 알았을까? 서울에서 음성으로 화실을 옮기면서이다. 그의 눈에는 당시 담배농사를 많이 짓던 음성의 풍경을 특징짓는 것이 담배건조실이었다고 한다.

신 화백에게는 신기한 조형물이었고, 풍경화와 인물만 그리던 화가의 눈에는 멋스럽고 색감 좋은 그림 소재가 되었던 것이다. 이젠 사라져 버린 담배건조실이지만 그의 그림에는 아직 존재한다.

32년간 그림만 그려온 신재흥 화백은 “그동안의 방황을 마치고 오로지 그림만 열심히 그릴 것”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그림을 많이 그린 다작의 화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