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J초-토요일까지 등교시키다 돌연 수업취소
청원 S초-취재 시작되니 이후 일정 전면 백지화

집중해부, 초등 방학보충수업 논란
초등학교 방학 중 보충수업에 관한 충청리뷰의 취재가 막바지에 이르던 27일, 청주지역에 중앙언론의 취재진이 들이닥쳤다. MBC 시사매거진 2580, SBS 모닝와이드팀이 취재에 나섰고, KBS청주방송 시사플러스 제작진도 현장에 출동했다. 이밖에 한겨레신문, 월간교육신문도 이날 도교육청과 전교조 등을 상대로 취재에 나섰다.

▲ 청주 J초등학교는 방학 중 6학년을 대상으로 토요일까지 문제풀이수업을 진행했으나 27일 충청리뷰와 중앙언론 등이 대대적으로 취재에 나서자 학생들을 등교시키지 않았다. 사진은 전 주까지 수업을 진행했던 텅 빈 과학실과 취재진.
확인 결과 충북지역 초등학교의 보충수업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열린 교과부 주최 ‘미래형 교육과정 토론회’에서 전국적인 화제로 부상했다. 이를 방청하러갔던 전교조 충북지부 김명희 수석부지장이 주제발표와 패널들의 토론 이후 플로어 토론시간에 충북의 상황을 폭로(?)한 것이다. 

김 부지부장은 당시 분위기에 대해 “참석자들이 놀라서 입을 떡 벌리더라. 한 학부모는 눈물까지 흘리며 ‘공부를 시킨다기에 그런 줄만 알았지 이런 부작용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부지부장은 “충북이 가장 심하다. 그동안 강원도가 심하다고 했는데, 4시간씩 2,3주를 넘는 곳은 없는 곳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방송카메라, 결국 못 찍고 ‘허탕’
그러나 이날 청주에 출동한 취재진들은 생생한 현장을 화면에 담지 못했다. 도교육청도 ‘논의를 거쳐 공식입장을 밝히겠다’며 인터뷰를 뒤로 미뤘다. J초에 취재진이 몰린 것은 이 학교가 방학 내내 토요일까지 6학년을 대상으로 문제풀이수업을 진행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J초 Q교사는 “지난 한 주 동안 계획대로 수업을 진행했다. 급식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오전 11시30분까지만 교육청에서 내려온 모의고사 10회 문제지를 풀 계획이었다. 교사들의 연수가 많기 때문에 한 명씩 나와서 5과목 문제풀이에 대한 감독을 하고 토요일에는 담임들이 나와서 채점을 하는 식이었다”고 밝혔다.

Q교사는 또 “6월말에 처음 얘기가 나왔을 때는 담임이 근무하는 날에만 아이들을 불러서 점검하기로 논의가 됐으나 장학사가 다녀간 뒤 1주일 만에 뒤집어졌다. 교사들이 반발했지만 교장이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설득해서 결정한 일이라 도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J초는 그동안 과학실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문제풀이를 진행했지만 이날은 정보가 미리 샌 탓인지 취재진이 도착했을 때 과학실은 텅 비어있었다.

도시락 먹어가며 수업했던 S초마저
청주 인근에 있는 청원군 S초등학교는 방학 시작 첫 주에 1학년부터 전 학년이 도시락을 먹어가며 4시까지 보충심화학습 혹은 방학 아카데미를 진행했었다. 27일 전화취재에 응한 학교관계자는 ‘주변에 학원 등 사교육시설이 없기 때문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 것보다는 학력신장에 대해 관심이 높고 방학이 아니면 학생들을 보충 지도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교사들도 기꺼이 응한 것이다. 보충수업비는 학력신장 예산으로 짜여 있지만 교사들이 1,2시간이라도 더 데리고 있다”고 밝혔다.

27일부터 ‘진짜 방학’에 들어간 이 학교는 8월14일부터 개학 시까지 4~6학년 보충수업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또 8월10일~21일까지는 4,5학년 희망자를 대상으로 원어민 강사를 초빙해 학교에서 영어캠프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전 중에 적극적으로 취재에 응했으나 오후 들어 먼저 전화를 걸어와 “영어캠프를 제외한 모든 수업 일정이 취소됐다”고 알려왔다. 청주시와 연접해 있는 S초등학교는 한 반이 10명 안팎이어서 청주지역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학생의 절반 정도가 청주에서 통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은 걱정 마 ‘MB가 쏘니 KY도 쏜다’
                                                                       (이기용교육감)
도내 초등, 학력증진 또는 전용 가능 예산 수십억
지자체 보조, 학교발전기금으로 방학중 급식 해결


중고등학교에서 학기 중에 실시되는 보충수업은 모두 수혜자 부담이 원칙이지만 방학 중에 진행되는 초등학교의 보충심화학습 및 방학아카데미는 모두 무료다. 일부 군 단위 초등학교에서는 급식까지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초등과정이 의무교육이라 그런 것도 아니고 교사들이 무료봉사를 하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교사들에게는 시간 당 2만5000원 정도의 지도수당이 지급된다.

그렇다면 이 막대한 비용은 어떻게 충당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해 군 지역 교사들은 ‘솔직히 돈을 쓸데가 없어서 못쓴다. 어떻게 다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뭉칫돈은 부진학생들에 대한 특별지도를 목적으로 정부, 도교육청이 내려 보낸 지원금이다.

교과부는 8월 중에 ‘학력향상 중점학교 총괄지원금’으로 도내 82개 초중고에 43억2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초등학교가 55개에 달해 초등학교로 오는 지원금만 26억4000만원에 이른다. 비슷한 명목의 ‘선도학교 지원금’ 2억7200만원은 이미 34개 초등학교에 지원됐다. 부진학생 전용(專用)인 이들 예산이 전체 보충학습용으로 전용(轉用)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200명을 도내 초중학교에 보내 부진아를 인성, 학습적으로 멘토링하는 ‘대학생 멘토링’ 예산은 8억5600만원이다. ‘마을공부방 지원 예산’도 36개 초중학교에 4억3200만원이다. 여기에다 도내 초중고의 연간 ‘특기적성교육예산’은 총 200억원 규모이고, 이 가운데 ‘방학아카데미 예산’은 249개 학교에 250만원씩, 초등학교의 경우 168개 학교에 4억2000만원이 지원됐다.

이밖에 ‘기초학력미달 제로화 예산’으로 학교마다 200만원 안팎을 의무적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도내 초등학교가 258개에 달하니 이 예산만 합쳐도 약 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보은, 영동, 괴산증평교육청에는 ‘시범교육청 예산’으로 각각 2000만원씩 6000만원이 지원된다. 
  
그럼 도내 초등학교에 학력증진 용도로 책정됐거나 이 용도로 전용할 수 있는 예산규모는 얼마나 될까? 정답은 예산 출처가 다양하고 교육청의 담당 부서도 달라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도 “복잡하다. 지원 대상 지정 여부에 따라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고, 방학 때 쓸 수 있는 돈을 따로 떼서 설명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에 거론한 예산만 따져보더라도 초등에서 쓸 수 있는 학력증진 관련 예산의 총규모는 어림잡아도 방과후 학교 예산을 빼고도 약 5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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