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예관 부채특별전…체험행사도 벌여

부채가 21세기에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전시는 부채에 관한 시대적인 쓰임과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청주시 한국공예관에서는 7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부채특별전 <바람, 삶에 스미다>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종이조형작가회와 지역의 섬유·한지 작가 22명이 부채를 테마로 작업을 벌었다. 그동안 부채에 관한 전시는 여러 차례 열렸지만, 이번 전시가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바라본 ‘부채’이라는 점이다.

참여작가인 차영순 이화여대 섬유예술과 교수는 “원형의 부채는 바람을 넘나들게 하거나 공간을 나눈다. 부채살의 기본 골격을 통해 건축적인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 ‘바람의 결’은 조형적이면서도 회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일일이 한지로 만든 작은 살들을 평면위에 옮겨놓는 작업이나 설치작업은 부채의 숨겨진 이야기를 드러낸다.

주한 스웨덴 대사부인이자 섬유작가인 에바(Eva Vargo)의 작품 ‘open to the wind’는 한지를 씨실과 날실로 직조해 바람의 이미지를 담아낸다.

청원군 벌랏마을에서 작업하는 한지작가 이종국은 바람을 머금은 배가 불룩한 부채를 선보였다. 모든 작품의 재료를 주변에서 구했고, 부채의 주재료인 한지 또한 직접 만들었다. 한지 부채에 들풀을 압축시켜 자연의 생명력을 더욱 강조했다. 이종국 작가는 “에어콘으로 설 자리를 잃은 부채는 곧 잊혀진 시간을 의미한다. 우리들의 삶 속에 스며있는 부채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장연호 작 ‘붉은 날개’
이외에도 섬유작가 홍지나 씨는 ‘붉은 바람’을, 장연호 씨는 ‘붉은 날개’를 설치해 바람에 대한 ‘같지만 다른’해석이 눈에 띄었다. 서각작가인 최재영 씨는 버려진 소반을 사용해 ‘그리움의 부채’를 형상화했다.

이밖에 1950~60년대 접선 8개를 전시해 시대별 변천사를 보여준다. 또한 민화작가 박미향 씨는 전통부채를 재현하고, 더불어 직접 수집한 중국 부채들도 선보인다.

김상범 한국공예관 큐레이터는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본 부채라는 컨셉을 갖고 기획했다. 여름에 어울리는 전시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이 보는 이들을 시원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전시 기간 내내 특별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참여 작가들이 전시 기간 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관객들과 직접 부채에 그림을 그리고, 작가와의 대화시간을 갖는다.

참여작가는 김경숙(갤러리 예당 대표) 김정식(상지대 강사) 나정태(섬유작가) 노은희(조선대교수) 양상훈(섬유작가) 연은숙(섬유작가) 오명희(상명대교수) 유봉희(섬유작가) 이근수(동부산대교수) 장연호(섬유작가) 정동림(경원대교수) 정영모(섬유작가) 정지영(섬유작가) 정필인(단국대교수) 차영순(이화여대교수) 홍영진(상명대교수) 홍지나(섬유작가) 이종국(벌랏마을 한지작가) 양주현(섬유작가) 최재영(서각작가) 김현태(상지대교수) 등이다. (문의 268-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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