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학술회의·직지상 제정등 다양한 행사
직지특구 사업축소·전문성 부족…"보완할 것"

▲ 청주시가 8월 완공을 목표로 조성중인 고인쇄박물관 일원 직지특화거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직지문화특구 진단>청주시는 조례로 9월 4일을 직지의 날로 제정해 격년제로 직지축제와 직지상 시상식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갖고 있다. 이는 직지가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날을 기념한 것이다. 올해에도 오는 9월 4일부터 7일까지 3박4일 동안 '직지, 지식창조의 등불'이란 주제로 청주예술의전당과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직지축제가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이 기간에는 다양한 체험행사 이외에도 '제 3회 직지상 시상식'이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수상 대상자론 말레이시아 국가기록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7월말 바베이도스에서 개최되는 제 9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그동안의 수상자론 '제 1회 체코 국립도서관'과 '2회 오스트리아 과학학술원 음성기록보관소'가 있다.

이번 시상식은 특히 청주시가 정부(지식경제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오는 8월 완공을 목표로 조성중인 직지특화거리와 함께 선보일 계획이어서 기대가 크다. 직지문화특구는 직지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시가 130억원을 들여 오는 2010년까지 흥덕구 직지로 113, 청주고인쇄박물관 일원 13만 1288㎡에 3개 분야 10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직지문화특구 기반 조성 사업으로 특화거리와 금속활자주조 전수관을 조성하고 직지문화상품권과 고인쇄박물관 전시 공간 및 소장유물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직지문화 특화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관광자원 개발로 역사, 문화, 체험 등 청주시티투어를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당초계획보다 축소된 직지문화특구
실제 시는 오는 8월 고인쇄박물관 일원 4000㎡(1212평)에 금속활자 주조를 상징하는 쇳물 형상의 계류시설과 휴게시설, 야외무대 및 조명시설, 직지조형물을 갖춘 특화거리 및 광장을 조성완료하고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시는 청주문화원을 통해 연간 50여차례에 걸쳐 고인쇄박물관-백제유물전시관-철당간-상당산성-충렬사-민충사-신대교회에 이르는 역사교육테마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상당히 축소되거나 수정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흥덕사 복원이 예산문제로 사실상 취소된데다 직지문화학교, 청주예술의전당 직지홀 개칭, 직지공원 조성등이 지난 2005년 당초 계획과 달리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항간에선 " 시가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상징성만을 내세워 무리하게 직지문화특구를 조성했다"고 꼬집는다.

또, 직지의 세계화 추진을 위한 전문가 집단의 부족을 들고 있다. 시는 고인쇄박물관장을 당초 5급 사무관에서 4급 서기관으로 상향 조정하고 직지세계화추진단을 직지사업팀으로 통합했다. 하지만 직지포럼 등이 지적한 외부공모에 의한 개방형 4급 학예직에 대해선 여전히 검토하고 있지 않다.

금속활자주조 전수관 운영자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국 유일의 금속활자장인 동림 오국진(62·중요무형문화재)씨가 병사하고 지난 2004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전수교육조교로 인정받은 임인호(괴산 무설조각실 운영)씨가 있지만 중요무형문화재로 인정받을지는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대중성과 상업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직지의 문화적 가치 하락 등을 지적한다.

직지, 문화가치·대중성 같이 가야
그러나 무엇보다 직지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직지 이전의 금속활자 인쇄물이 발견될 경우 직지의 위상 하락에 대한 우려다. 사실 직지는 천년고찰을 자랑하는 김천시 대항면의 직지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김천시는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직지공원을 조성하고 '직지나이트투어'를 연간 100여명씩 10여 차례 운영하고 있다. 대항면에는 직지공원을 비롯해 직지사, 직지초등학교, 직지교 등을 연계한 직지관광특구 개발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 직지사업팀 김응오 사업담당은 "정부의 직지문화특구 지정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정부의 지원은 문화지구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각종규제를 완화 하는 것일 뿐 사업예산 지원은 국·도비를 포함해 36억원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시비로 이뤄지며 전체 사업비는 시설투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직지위상 제고를 위한 사업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신천균 직지사업팀 행정담당은 "흥덕사 복원은 당초 계획에도 없었다. 직지초등학교는 흥덕구 복대1동(대농지구)에 이미 들어섰다. 청주예술의 전당 개칭 문제는 잘 모르겠지만 서울시의 예술의전당 명칭 사용분쟁 제기로 잠시 검토 됐으나 '사용해도 좋다'는 법원의 판결이후 재고(再考)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시 학예연구팀 황정하 팀장은 "직지의 대중성과 문화 위상 제고(提高)는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가야 한다"며 "직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그만큼 직지를 많이 알려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직지 브랜드로 상품화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일 것이다. 시는 직지문화특구를 세계 인쇄기록문화의 명소로 집중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활자 강조…직지위상도 제고"
황정하 학예사 '직지위상 위기 없다' 밝혀

▲ 학예사 황정하
황정하(50·사진) 학예사는 "세계적인 발명품 금속활자를 강조하다 보면 직지의 위상은 따라서 올라간다"며 "직지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직지 이전의 인쇄물이 발견될 경우 직지의 위상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논란이 직지의 위상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직지는 이미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고 유네스코 직지상이 제정되어 세계인들에게 인식되어 있다"며 "더욱이 유네스코 국제회의를 유치하고 국제학술대회를 여는 등 그 위상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황 학예사는 "직지의 세계화 인프라를 잘 갖춰 나간다면 직지 이전의 금속활자 인쇄물이 나와도 직지와 함께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더욱 높일 있을 것이다"며 "서양의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도 직지보다 78년이 늦었지만 여전히 그 위상은 훼손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는 직지의 위상제고를 위한 고액권 화폐 도안 제안과 직지우표 제작, 뉴욕 존에프케네디(JFK) 공항의 직지카페(대표 이준석) 서울 인사동의 청주시한국공예관을 개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는 실제 직지 홍보를 위해 올해 초부터 직지카페를 개설.허가 하고 직지우표 3500여세트 안팎을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제작해 홍보자료로 활용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6월부터 추진된 고액권 화폐의 도안으로 직지를 싣는 일은 유보된 상태. 올해 7월초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원권 화폐와 함께 선보이려던 10만원권 화폐는 정치·경제적인 이유로 발행이 중단된 상태다.

황 학예사는 "사이버 홍보대사인 반크가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바로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며 "고액권 화폐에 직지 도안이 제안된 것만으로도 직지의 위상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