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성당서 감쪽같이 사라져 한때 추측 난무

<중부매일>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비가 갑자기 사라져 시민추모위원회와 관계기관이 바짝 긴장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27일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위원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보수단체의 반발로 노 전 대통령 49재(7월10일) 당시 청주 상당공원에 설치되지 못하고 수동성당에 임시 설치됐던 추모비(지름 1m, 높이 75㎝, 폭 60㎝)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추모위와 경찰 등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추모비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이날 오후까지 행방을 찾지 못했다.

추모위 관계자가 제3의 장소로 옮겼을 가능성이 유력했지만 추모비 글귀의 오자 수정작업을 위해 옮겨졌을 가능성, 보수단체측에 의한 도난 가능성, 천주교측의 강제 이전 가능성 등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최종 확인 결과 추모위 한 관계자가 지난 25일 오후 4~6시께 수동성당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옮겨간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 추모비는 오창 인근의 한 지인의 자택에 임시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위 김연찬 위원장은 "추모비를 수동성당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에 대해 추모위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상의를 해왔고 언제, 어디로 옮기는 것에 대해 합의를 내리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한 관계자가 이전 최종기한인 25일에 맞춰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추모비의 행방을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주교 청주교구는 추모위측에게 지난 18일까지 수동성당에서 추모비를 가져가줄 것을 요구했고 지켜지지 않자 최종 기한으로 지난 25일까지를 통보했었다.

천주교 청주교구 관계자는 "수동성당 주임신부님이 시민단체나 추모위원회를 사회 약자라 생각해 임시 보관을 받아들이셨지만 특정 대통령의 추모비를 성당에 설치한 것에 대해 내부 논란이 있어 가져갈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추모위 김연찬 위원장은 "추모비는 수정작업을 마친 뒤에 서울 등을 도는 전국투어를 하거나 다른 적절한 대안을 고민중"이라면서 "추모비를 만든 것이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수동성당, 천주교에 누(累)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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