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없는 지역축제, 정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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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없는 지역축제, 정리가 필요하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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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민선이후 지역축제 급증…인위적, 이벤트성, 일회성 여전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 가을이 왔다. 지역 축제들은 올해도 여전히 양적으로 ‘풍년’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지역축제는 3월~4월, 10월에 몰려있다. 현재 전국 23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리는 축제는 연간 600여건에 이르고, 50%이상이 문화의 달인 10월에 집중 개최되고 있다.
충북도의 경우 지역축제는 2003년 현재까지 49개. 도내 13개 시군마다 보통 4~5개의 지역축제를 열고 있는 셈이다. 생활의 근저에서 열리던 축제들은 94년 민선이후 자치단체장의 선전사업으로 인식돼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충북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역이 없는 지역축제

충북민예총 박종관 사무처장은 지역축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오늘날 축제는 크게 ‘카니발’, ‘페스티발’, ‘이벤트’로 구분된다. 카니발은 동물의 사육제로 풀이되는데 각종 특산물 축제가 이에 해당하고, 페스티발은 예술장르를 이용한 축제들이다. 이벤트는 단순한 행사를 일컫는다. 그러나 오늘날 지역축제들은 이 모든 것이 혼합된 일회적인 이벤트성 행사가 많다.”

민선시대를 맞이한 자치단체장들에게 지역축제는 지역민들에게 일정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주민화합을 유도하고, 또 지역경제의 활성화까지 꾀할수 있는 매력적인 사업으로 인식됐고, 그결과 지역축제는 양적으로 늘어났다.

금산인삼축제의 경우 사실상 금산이 타지역보다 생산량이 더 적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지라는 장점을 살려 재빠르게 축제를 기획한 예이다. 이처럼 지자체들은 타지역과 다른 소재 찾기에 급했고, 그 결과 전통성과 지역 정체성보다 차별화된 소재만을 찾아 순발력있게 행사를 만들어냈다.

따라서 축제를 전통문화, 예술, 종합축제로 성격을 구분해보자면 종합축제가 가장 많다. 이는 팔도를 둘러봐도 축제마다 장기자랑, 노래자랑, 아가씨 선발대회, 향토음식 등이 빠지지 않는 반증이기도 하다. 즉, 지역이 없는 지역축제가 천편일률적으로 열리고 있고, 그 시기 또한 특정달에 몰려있다.

게다가 지역성을 살려 만든 축제들도 해를 거듭하며 변질되기도 한다. 제천 의병제는 박달재 가요제와 맞물리며 군민 노래자랑으로 초점이 옮겨갔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급조된 지역축제들을 정리 재단할 시졈이라고 입을 모은다.

충북도 사후관리감독 시스템 요원

그렇다면 충북의 지역축제에 대한 예산지원과 사후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충북도 관계자는 “민선시대 이후로 생겨난 지역축제들은 각 지자체에서 총괄하고 있다. 도는 우수 축제 10개를 뽑아 일괄 천 5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축제에 대한 사후관리감독이 가능하도록 각 지자체에 권유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예술인은 “충북도는 사후관리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속히 양적으로 확대된 축제들을 메스를 들고 수술해야 한다. 거품을 빼고, 지역성과 역사성을 근간으로 하는 축제들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충북도는 도단위 축제가 없다. 도 전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예술제로는 청풍명월예술제나 민족예술제가 있지만, 그것을 충북도 주관행사로 보기 어렵다. 예총, 민예총 두 예술단체에 위탁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청풍명월예술제는 오는 10월 23일부터 11월 5일까지 ‘물·자연 그리고 사람’을 주제로 밀레니엄 타운 특설무대과 도내일원에서 열린다. 45년이라는 충북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지만 예술제의 분명한 자기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도 축제로, 잔치가 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충북도는 지역성을 근간으로 한 우리만의 축제만들기에 고심해야 한다.
  

지역축제 소재는 향토특산물이 가장 많다

충북은 90년대 이전만 해도 옥천 중봉충렬제, 충주 우륵문화제, 청풍명월 예술제가 열리는 정도였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진천 태권도문화축제, 충주 세계무술축제,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영동 난계축제, 옥천 지용제 등의 근대적 감각이 섞인 축제들이 생겨났다.

히 94년 민선 전후 눈에 띄게 각종 ‘특산물 축제’들이 늘어났다. 충주사과, 충주 복숭아, 충주 밤, 영동 과일, 증평 인삼, 단양 마늘, 진천 쌀 등과 같은 농산물 축제들과 꽃을 소재로 한 소백산 철쭉제, 속리산 단풍가요제, 옥천 이원묘목축제. 그리고 소백산 등반대회, 앙성 온천 관광축제, 청원군 초정약수축제, 생거 진천 농다리 축제와 같은 자연경관을 이용한 축제들도 열렸다.

이를 전국단위로 확대해보면 꽃, 과일에서부터 벌 나비, 반딧불 등과 같은 곤충들, 개, 소, 말 등의 짐승과  가축,멍게, 게 등의 해산물까지, 사실상 우리가 보고 밟고 있는 이땅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축제의 소재’로 등장했다.

이외에도 강릉 단오제나 청원군 삼일축제처럼 전통을 이어온 축제들과, 예술이 도입된 공예비엔날레, 영화제, 연극제, 미술축제등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산업부양력을 목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엑스포는 충북 오송 바이오 엑스포, 대전 바이오 엑스포가 대표적인 예이다.

뿐만 아니라 축제단위가 마을로 옮겨갔다. 현재 청주시 관내 28개동 가운데 11개 동이 시비 500만원에서 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마을축제를 열고 있다. 용암동 한마음축제(8회), 원마루 축제(4회), 수곡한마음 축제(3회), 봉명동 봉황축제 등이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운천동 구루물 축제가 새롭게 열리기도 했다. 마을축제들은 경로잔치라는 토대위에 주민화합을 이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또 지역의 문화재를 알리기 위해 책자제작, 전통문화재현등의 행사를 열어 지역만의 고유한 소재를 찾기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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