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규 회장, 1년 새 지분 31% 감소, 경영권 위협
자회사 매출 신장세 ‘뚜렷’ 악재 없어 긍정적 전망도

▲ 정봉규 지엔텍홀딩스 회장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지엔텍홀딩스가 오는 28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을 정상화 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계속되는 위기설에 대해 지엔텍홀딩스 측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지난 1년 사상 최악의 해를 보냈지만 자금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던 카자흐스탄 유전사업이 돌파구를 찾아 내년에는 안정적 경영을 넘어 제2의 도약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엔텍홀딩스는 대기환경전문기업인 (주)지엔텍과 에너지개발전문기업인 (주)지엔텍리소스, 자동용접봉을 생산하는 (주)지엔텍웰딩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다. 지난 2006년 도내에서 개인 기부로는 최고액인 30억원을 모교인 대성고에 기탁해 대성고 동문은 물론 도민들에게도 긍지를 심어준 정봉규 회장이 1대 주주인터라 지엔텍홀딩스의 위기설을 접한 도민들의 안타까움은 남달랐다.

정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1976년,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환경사업에 뛰어들어 30여간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지난 2002년에는 (주)지엔텍을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성공신화를 써나갔다.
거칠것이 없어보였던 정 회장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은 리먼브라더스 파산에서 비롯된 미국발 금융위기, 공교롭게도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지난해 9월은 정 회장이 해외유전개발사업에 진출해 투자자를 구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2007년 7월 지엔텍홀딩스의 지분 100%로 설립된 에너지개발전문업체 지엔텍리소스는 자원개발테마의 중심에 있었던 카자흐스탄에 눈을 돌렸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의 지분을 50% 인수한 지엔텍리소스는 카자흐스탄 쥬살리 지역 Block-36 광구에 대해 미국의 유전전문탐사업체인 스코티아社(RPS-Scotia)에 의뢰해 지난해 8월 2D 탄성파 탐사까지 마쳤다.

투자자 모집 중 금융위기 닥쳐
탐사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엔텍홀딩스 관계자에 따르면 탐사 결과 신뢰도가 50%일 경우 5억 배럴, 신뢰도가 90%일 경우 3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유전개발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나 투자자만 확보하면 성과가 나타날 단계에 이르렀다. 지엔텍홀딩스 관계자는 “탐사결과에 대한 최종 보고가 있기 한달 전 중간 결과에서도 이 같은 윤곽이 나타나면서 관심을 보이는 투자사나 투자자들이 있었다. 일부는 계약 성사단계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투자는 무기한 보류됐다”고 설명했다.

지엔텍리소스는 사업을 중단할 수 없었고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지엔텍홀딩스의 자금을 카자흐스탄에 쏟아 부었다. 이로 인해 지주회사인 지엔텍홀딩스마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여기에 위기설까지 더해지면서 주가마저 폭락했다.

정 회장의 한 측근은 “현지법인 인수자금을 비롯해 탐사비용 등 현재까지 3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6월에는 2건의 어음 위·변조 사고가 터졌고,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상당수가 반대매물로 나오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정 회장이 지분을 담보로 사채를 얻었다는 루머까지 나돌며 주가폭락을 부추겼다.

지엔텍홀딩스는 최근 1년 새 악재가 거듭 발생하면서 지난해 7월 2만3000원이었던 주가가 1년만인 지난 17일 2040원까지 추락했다. 또한 2008년 초 724만7566주(지분의 43%)를 보유하고 있던 정 회장도 11월과 12월 반대매매를 통해 지분을 넘기고, 현재는 지분의 12.3%인 204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엔텍홀딩스는 카자흐스탄 유전개발 비용으로 발생한 자금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증자를 선택했다. 지엔텍홀딩스는 지난 14일 운영자금 60억원, 기타자금 71억5566만원 등을 조달하기 위해 131억5566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 증자의 성공여부가 관건이다.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시도했다 청약자가 없어 무산된 일때문에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하지만 지엔텍홀딩스 측은 유상증자가 무난히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엔텍홀딩스 관계자는 “스코티아社(RPS-Scotia)의 탐사 결과가 기존의 평가보고서보다도 긍정적으로 나타난 데다 자회사들의 매출 신장세도 뚜렷해 증자의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지난 5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152만주를 참여하기로 했던 정 회장이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 회장의 한 측근은 “정 회장의 보유지분이 크게 줄면서 제3자 배정을 통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정 회장으로서는 다른 주주들의 증자를 통한 경영권 개입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증자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지만 다른 투자자들이 참여하지 않아 정 회장도 굳이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 지엔텍홀딩스는 28ㅇ리 시작되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난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진행중인 카자흐스탄 유전개발사업도 활력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전남 광양에 위치한 자회사 (주)지엔텍.
지엔텍 전년대비 136% 매출신장
지난해 지엔텍홀딩스의 수익구조는 표면적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엔텍홀딩스의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113억원. 딩기순손실은 35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주회사인 지엔텍홀딩스의 실적과는 달리 자회사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지엔텍은 지난해 전년대비 136%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2007년 340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803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지엔텍홀딩스 관계자는 “포스코의 비중이 크다보니 포스코의 투자가 위축되면 지엔텍의 매출도 감소한다. 지난해 포스코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매출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용접봉을 생산하는 지엔텍웰딩 또한 올해부터는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지엔텍홀딩스 관계자는 “국내 5대 메이저 회사와 경쟁하기 위해 지난해 설비투자에 130억원의 투자했다. 그 결과 독자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지엔텍리소스 또한 자금이 확보 되는대로 시추 탐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지엔텍홀딩스 관계자는 “유전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빠르면 11월, 늦어도 12월에는 시추 탐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시추 탐사 1회에 소요되는 비용은 60억원대로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된 자금의 상당액이 시추 탐사에 사용될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증자의 성공과는 별도로 몇 번의 시추만에 유전을 발견하느냐에 따라 지엔텍리소스의 카자흐스탄 진출의 성패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지엔텍홀딩스의 신주 발행가액은 1590원으로 할인율은 30%다. 일반 공모 청약일은 오는 28일부터 2일간이고 납입일은 31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동부증권으로 다음달 11일이 상장 예정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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